빌게이츠와_마이크로소프트의_얼굴_없는_신화

마이크로소프트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

저자
랜달
시작
2002
2002
평점
8

나에게 있어 마이크로소프트는 타도의 대상이었다. 10살 때 처음 컴퓨터를 접한 이후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장을 재패해 가는 과정을 부러움으로 쳐다보았고 언젠가 반드시 MS를 넘어설 회사를 만들겠다고 생각했었다. 굳이 MS를 넘어서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MS의 독점 전략들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의 그런 생각이 틀렸음을 말해주고 있다. MS는 정말 배울 것이 많은 기업이다. 구글 역시 MS를 철저하게 모방해서 성공 가도에 올랐다.

빌게이츠는 여러 가지 면에서 상식을 깨부순다. 먼저 당시 미국에 만연했던 반지성주의에 정면으로 맞선다.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상식(?)을 거부하고 MS에는 최고 수준의 지적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모여야 한다고 규정했다. 프로그래밍 능력의 평가에서도 상식을 깨뜨린다. 해당 분야의 경력이나 지식은 철저히 배제하고 순수한 지적 능력만을 평가한다. 그래서 실리콘 밸리의 경력 많은 프로그래머보다 갓 대학을 졸업한 젊음을 선호한다. 테일러주의도 깨뜨린다. 인재들의 생산을 일일이 관리하고 감독하는 대신 높은 자율을 보장하고 캠퍼스 같은 환경을 만들어준다. 대기만성도 가차없이 부정한다. 프로그래머로 3, 4년 정도 하면 그 사람이 정말 뛰어난 프로그래머인지 아닌지 거의 확실히 구별할 수 있다는 주장을 통해서.

그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동의하고 무엇보다 그 기저에 깔린 사상에 깊이 공감한다. 어쨋든 빌게이츠의 바람대로 전세계 가정의 PC에는 윈도우가 깔렸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