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3 전략

내가 그동안 발굴한 워3 전략들을 정리해본다. 내가 쓰는 워3 전략들은 소위 정석이라고 불리는 전략들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처이는 컨트롤이 어렵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워3 고수들의 컨트롤은 스타 프로게이머들을 한참 뛰어넘는다. 워3는 스타처럼 멀티 태스킹을 열심히 할 필요가 없고, 아무리 대세에서 앞서도 전투 한 번 잘못하면 질 수 있기 때문에 모두 컨트롤을 갈고 닦는다. 그래서, 워3의 정석들은 대개 컨트롤 잘하는 고수에게 적합하다. 그렇지만 어린 애들의 APM을 따라갈 수 없는 나에게는 적합치 않다. 이를테면, 오크의 정석은 블마-쉐도헌터 1-1-1 체제인데, 이건 상대 유닛에 헥스를 걸거나 레이더로 묶어놓고 일점사를 하면서, 마법은 디스인챈트로 풀고, 간간이 스피릿 링크 걸고 블마 일점사당하면 윈웍으로 빠져나가고, 적절한 타이밍에 힐링스크롤과 힐링웨이브를 날려주고, 레이더는 언아머 유닛 때리고 스피릿 워커는 헤비아머 때리고 스피릿 워커 죽을 만하면 이터널 폼으로 변신하는 컨트롤을 해야 한다. 그냥 글로 써도 어려운데 실전에서 해내기는 정말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이런 어려운 컨트롤 안해도 되는 전략 위주로 개발해서 쓰고 있다. 물론, 이건 손보다는 머리로 이기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나는 랜덤이다보니 종족 골라서 하는 애들은 네 가지 전략만 제대로 갖추면 래더에서 레벨업 가능한데, 나는 무려 16가지 조합에 전략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아직 전략을 못 갖춘 구멍들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휴먼 대 휴먼, 오크 대 휴먼, 휴먼 대 나엘 등이다. 하지만 전략을 제대로 갖춘 조합은 꽤 높은 승률을 거두고 있다. 내가 현재 37렙, 랭킹 50위 안팎이니까 내가 소개하는 전략들을 쓰면 컨트롤을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하지 않더라도 이 정도는 올라올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그럼 본론으로...

언데드 vs 언데드

70%대, 내 최고 승률을 찍은 종족전이다. 최근에 정말 제대로 카운터를 맞은 적이 있긴 하지만 거의 지지 않는 전략이다. 사실 이 전략은 랜덤 득을 좀 본다. 언데드끼리 하면 선리치를 뽑아오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랜덤이다보니 상대는 데나 뽑고 지팡이 들고 견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는 그냥 이겼다고 보면 된다.

간단히 말하면 선 크립트로드 + 핀드다. 크립트, 그레이브야드 - 지거렛 - 알타 순으로 짓고, 굴 하나 찍고 바로 핀드 뽑는다. 주의할 점은 상점을 짓지 않으며, 1핀드 찍고 나서 두번째 지거렛을 짓는다는 것. 두번째 지거렛 먼저 지으면 핀드가 늦어진다. 영웅 늦게 나오는 건 거의 페널티가 없는 게, 상대 영웅이 견제를 오면 도착할 때쯤 나오니까 나는 막고 바로 사냥가는데, 상대는 견제하다 돌아가서 사냥 나가야 하니 내 타이밍이 빠르다. 또, 상대가 똑같은 체제를 선택하지 않은 이상, 사냥 경쟁해도 크립트로드 + 핀드가 훨씬 빠르다. 그러니까 영웅 나와도 바로 나갈 필요 없고, 비틀 다섯 개 다 채워서 나가는 게 좋다.

상대가 견제모드일 때 바로 사냥나가버리면 간혹 일꾼이 털릴 수 있으므로 적절히 눈치봐가면서 해골 소환 두 번 정도는 막고 나가는 게 좋고, 네루비안, 스피릿 다 하나씩 올리고 나가는 게 좋다.

비틀 다 채울 때쯤이면 3핀드가 되는데, 그대로 나가면 어지간한 고렙 지역 다 사냥할 수 있다. 휴먼이 밀리샤 넷 풋맨 둘 워터 둘로 사냥하는 것과 비슷한 사냥이 가능한데, 비틀이 있기 때문에 핀드 체력은 거의 안 까지고 사냥할 수 있다. 계속 재생되는 비틀을 이용해서 사냥 달리면 금방 3렙 되는데, 이 때쯤이면 돌아다니다가 상대 데나를 만날 수 있다. 데나는 코일이 있으니 무리하게 핀드 잡으려 하기보다 데나 피를 빼서 도망가게 만드는 게 좋다. 일점사당하는 핀드만 뒤로 빼주자. 그리고, 홀업되면 세컨으로 바로 데나를 뽑아서 합류시키면 싸울 만하다.

하지만, 사실 안 만나는 게 더 좋다. 데나 3렙 되었다고 갑자기 크리핑 능력이 좋아지는 게 아니고, 어차피 해골 완드 다시 사와야 하는데, 크립트로드는 데나만 합류되면 계속 고렙지역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혀 방해 안 받는다면 세컨 데나 나올 때 4렙까지 찍을 수 있다.

이렇게 사냥 레이스에서 한참 앞서고, 데나 합류되고 하면 데나 - 리치 - 핀드 조합인 상대보다 단순 전투력에서는 앞서는데, 이 점을 잘 활용해서 상대를 압박해서 몰아넣고 나는 사냥하고 하는 식으로 차이를 벌려 간다. 다만, 상대가 비틀을 하나씩 잡고 도망치고를 반복하면 전투에서 이득은 챙기기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전면전을 하는 것은 비추다. 어쨋든 상대도 화력에서 밀리는 건 아니까 대충 데나 때려주면 도망가게 마련이므로, 이 점을 활용해서 사냥 우위를 더 벌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상대가 오브 끼고 나오는 타이밍이 되는데, 이 때는 렙이 얼마를 앞섰든 전투에서 못 이기므로 만나면 도망간다. 상대는 일점사로 핀드 하나씩 잡는 반면, 크립트로드와 데나는 그게 안된다. 그래서, 세컨데나 나오고 나면 바로 프웜 빌드를 탄다. 물론 쉐이드 하나는 당연히 뽑아야 하고.

그럼 이제 다음 유리한 타이밍은 프웜 하나 나오는 시점이다. 이 때까지 상대를 잘 압박했다면 나는 4-3렙을 찍고, 상대는 3-1렙, 혹은 3-2렙일 것이다. 여기서 프웜이 받쳐주면 전투에서 당연히 이길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상대가 디스를 뽑았거나, 50을 깨고 핀드를 대규모로 뽑았다거나, 아니면 오브 나온 타이밍에 사냥 레이스를 달려서 렙을 따라잡았다면 프웜 한 마리는 금방 웹으로 내려서 일점사당해서 사망이다. 그러니까, 적절히 시간을 끌면서 프웜을 모은다. 비틀이 있으면 지거렛 하나 금방 깰 수 있으므로 찌르기 가는 것도 좋다. 그러다가 프웜 네 마리 정도 모이면 이제 전면전 붙는다. 데나는 프웜 살려주는데만 코일 쓰고, 핀드는 죽게 내버려두거나, 버로우하거나 한다. 상대는 십중팔구 일점사를 하게 마련인데, 프웜 없을 때는 일점사 당하는 순간 핀드 사망이지만, 프웜 있으면 느려져서 코일 던져줄 타이밍이 나오므로, 역으로 낚시를 해주면 좋다. 대개 이쯤되면 화력에서 앞서므로 일점사 안해도 되는데, 혹시 상대가 집요하게 일점사해서 밀릴 것 같으면 핀드를 하나씩 일점사해준다. 일점사하면서도 계속 비틀 일으키는 것 잊지 말아야 한다. 싸우다보면 서로 유닛이 줄어드는데 비틀 숫자가 유지되서 결국 비틀 덕분에 전투 이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거의 이 전략 무적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약점이 몇 가지 있다. 하나는 선리치 굴로 밀고 들어오는 경우. 크립트로드가 그냥 사망하면서 초반에 겜 끝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타이밍만 넘기면 무조건 크립트로드가 이긴다. 그러니까 아끼지 말고 타워 늘리면서 한 번만 막으면 된다.

미친 듯한 엠신공 고수도 한 번 만난 적이 있는데, 내 핀드가 거의 나오는 족족 굴한테 엠신공 당해서 잡혔다. 하지만 결국 꾹 참고 핀드 비틀 채워서 나가니까 상대는 견제 더 못하고, 나는 사냥하고 그러다가 프웜 나와서 굴은 폐기처분으로 이겼던 게임도 있다.

최근에 정말 대박 카운터를 하나 맞았는데, 이건 아직 해답을 못 찾았다. 상대가 핀드 벤시 조합으로 와서 내 핀드 다 먹어버리니까 정말 답이 없었다. 상대가 벤시 가는 것 같으면 역으로 네크로멘서 미트웨건을 가야 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조합을 만나는 경우는 거의 없으므로 안심해도 좋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