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이유식 강의를 듣고 왔다. 산후조리원에서 공짜로 해주는 거라고 해서 갔는데, 갔더니 강사가 두 명이다. 한 명은 이유식 강사인 듯 한데, 한 명은 샐러드 마스터라는 주방 세트 판매원인지 계속 냄비 자랑이다. 2시간이 넘는 긴 시간 동안의 수업이었지만 영양가 있는 내용은 30분도 안될 정도의 분량. 수강생들 먹을 식사도 즉석에서 요리를 해주면서 계속 샐러드 마스터 자랑을 해대는데 이게 대체 이유식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
뭐, 동영상 보려면 광고부터 봐야 하는 시대니까, 이거 광고하려고 이유식 강의 공짜로 해주는 거겠지 싶어 참고 듣긴 들었다. 수강생이 나랑 선화, 그리고 무려 45세의 초산 아줌마였는데, 그 아줌마는 이미 그 샐러드 마스터를 구입한 상태다보니 그거 이야기로 많이 새서 유튜브 광고보다는 훨씬 길었지만;;
근데, 계속 보니까 그 냄비들이 좋긴 좋았다. 나도 나름 한식 요리는 이것저것 많이 해보다보니 조금은 볼 줄 아는데, 즉석에서 요리되는 과정을 보니 정말 좋은 건 인정하겠더라. 그래서 가격을 물어봤는데 세트 구성에 따라 다르댄다. 그 전부터 계속 사람들이 스토케 산다고 190만원씩 주면서 이 냄비 세트 비싸다고 하는 걸 이해를 못하겠다는 식의 이야기를 해서, 아 일단 100만원은 넘겠구나 싶었는데, 일반적으로 세트 구성하면 얼마냐니까 무려 5~600만원이라는!! 아까 받은 카탈로그를 펼쳐보니까 풀 세트는 무려 1천만원! 선화가 1천만원에 놀라고 있으니까, 완전 풀세트는 1400만원이라는 코멘트를 해준다. 끄아아악!
1400만원이면 경차 풀옵을 살 수 있는 돈인데;; 물론 그들의 논리는 타고 다니는 차가 중요하냐 니 입으로 처먹는 게 중요하냐 뭐 이런 것이고, 생각보다 많은 주부들이 그 논리에 당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실 이 냄비들의 장점은 음식의 품질보다는 음식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노력을 줄여주는 것이지만, 일단 입으로 들어가는 거라고 하면 뭔가 중요하고 돈 좀 들여야 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중금속이 전혀 안 나오고 어쩌고 하는 소리를 해대지만, 3만원짜리 냄비로 평생 밥 해먹고 별 탈 없는 사람이 많은 걸 보면 3만원 짜리에서 나오는 중금속의 양도 임계치를 넘지 않는 건 확실할 텐데 말이다.
여튼, 우린 동영상 때문에 광고는 참고 봐주지만, 광고를 클릭할 생각은 없었고, 다소 강제 클릭되긴 했지만 구매버튼까지 누를 생각은 더더욱 없었다. 그래서 용감한 선화는 앞에 강사가 말하고 있는 중인데 "이제 끝난 거죠?" 하고는 총총총. 난 말 못했는데...
뭐, 그래도 이유식에 대한 소소한 정보들은 얻었고, 밥도 얻어 먹었고 해서 광고본 값은 하고 온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