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06-06-07

[HelpOnMacros/Include]로 블로그 모드를 써보기로 했다. 나름 괜찮은 방법인 듯.


우연히 [http://stripes.mc4j.org/confluence/display/stripes/Home Stripes]라는 프레임웍을 살펴 보게 되었다. 다른 거 구글링하다가 찾게 된 이 프레임웍, 지금 껏 본 것 중에 제일 좋다. 일반적인 웹의 MVC 모델로는 최선에 아주 가까운 것 같다. Struts보다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면서 훨씬 가볍고 편리하다. WebWork+SiteMesh 보면서 Struts+Tiles보다는 낫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멀었다고 느꼈는데 Stripes는 이 모델의 한계 내에서는 거의 모든 중복을 제거했다.

Hibernate도 써보고 있는데 여전히 XMLHell이 스트레스다. 하지만 사실 이건 Struts와는 달리 메타 데이터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Annotation이든 XML이든 필요한 것임은 틀림 없다. Annotation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Stripes랑 잘 조합하면 Java로도 15분 블로그는 물론이고 5분 블로그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다.


EnergizedWork는 잘 안되고 있다. 그래서 ApprehensiveInquiry에서 했던 것처럼 예전에 EnergizedWork를 했던 때를 떠올려보고 있다. 그 때 그렇게 열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일까? 크게 보면 커뮤니케이션과 목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커뮤니케이션. 예전 팀의 트리오의 생산성이 좋았고 일이 재미있었던 것은 짧게 자주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딱히 페어프로그래밍을 하지 않더라도 의자만 핑그르르 돌려서 어깨 툭 치면 바로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었고 결론이 나면 바로 구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에 비하면 지금은 공간적인 제약이 생각보다 크다. 일단 양 옆으로는 나랑 직접적으로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고 그나마 비슷한 이야기를 할만한 분은 대각선에 있다. 그리고 그 사이 공간도 엄청 넓다. 의사소통 한 번 하려면 일단 일어나서 걸어 가야 한다. 의사소통 비용은 거리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말이 실감이 좀 된다. 그러니 커뮤니케이션 한 번 하려면 뭔가 모인다는 활동이 필요하고 그러다보니 한 번 모이면 짧게 끝나지 않는다. 좀더 자주, 짧게 커뮤니케이션을 유도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이 필요한 것 같다. 하지만 당장은 어떻게 해결할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여전히 팀 셋업 중이기도 하고 나 자신도 정해진 공간의 틀에 사고가 갇혀버린 듯 별다른 좋은 생각이 떠오르지 않는다. 일단은 별로 잘 활용되지도 않는 공간을 확 줄여서 거리를 좁히는 것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긴 하지만 인접한 팀들도 있고 쉽지 않다. 곧 이사갈 것이라는 점도 현재의 변화에 대한 저항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두번째는 목표다. 예전 팀에서는 팀의 목표와 내 목표가 부합한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설정한 목표에 매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팀의 목표에 대한 각자 생각이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나의 활동이 우리 조직에 이익이 되는 활동인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는다. 이것도 차차 해결해 가야할 문제겠지만 어떻게 보면 팀의 목표가 먼저 서고 그에 맞게 팀 셋업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냥 좋은 사람들 모아 놓는다고 알아서 좋은 목표를 세우고 좋은 프로덕트를 만들어 내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충돌하고 있는 가치는 이런 정도인 것 같다. 기술 면에서는 현재에서 마이너 업그레이드를 하고 고객의 니즈를 파고 들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것인가, 아니면 기술 자체가 새로운 고객을 만들어낼 만한 그런 것을 R&D로 생산해 내서 기술력에서 앞서 나갈 것인가. 나는 전자인데 팀에서는 전자가 비교적 소수인 것 같다.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에는 구글이 있는 것 같다.

아직은 좀 혼란스럽다. 어느 쪽으로도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양쪽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은 더더욱 아닌 것 같다.

문득 빌게이츠의 책 제목이 떠오른다. 생각의 속도. 이제 무슨 내용이었는지 잘 기억도 안 나는데 꼭 다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나온지 10년도 더 되는 것 같은데 이제야 이렇게 가슴을 파고 들다니. 그것도 단지 책 제목만으로. 주말에 부산 내려가면 꼭 가져와서 읽어봐야지.

아, 그리고 EnergizedWork가 되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 충분한 휴식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회사 내에 맘 편히 쉴 공간이 없다는 것 때문에 예전보다 break를 적게 가지게 된다. 산책 한 번 하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 상황은 어딜 가나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게다가 요즘 건물 주변에 풍기는 냄새-_-가 그 산책마저 괴롭게 만든다.


요즘 간간이 프로페셔날의 조건을 다시 읽고 있다. 역시 명저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는 읽은 책 또 읽고 또 읽고를 참 많이 했었는데 요즘은 그러지 않다가 간만에 화장실 갈 때마다 들고 가는데 챕터 하나하나 마다 정말 읽을 거리가 넘쳐난다. 나도 저 나이 되면 저렇게 통찰력이 넘쳐 흐르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요 며칠 사이에 다시 되새기게 된 내용들을 적어본다.


생각이 많은 밤이다. 이번엔 NegativeFeedback. 애자일 컨설팅에서 한 달 가량 일하면서 NegativeFeedback에 대한 Negative한 시각을 간접적으로 느꼈다. 부정적인 반응이 때때로 사기를 꺾고 원래의 목적조차 달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때때로 NegativeFeedback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NegativeFeedback이 어떨 때 사기를 꺾고 어떨 때 개선의 자극제가 될까. 내 경험으로 미루어보면 내가 사기가 꺾였던, 혹은 불쾌감을 느꼈던 NegativeFeedback들은 공통적으로 명확하지 않은 비판이었다. 넌 이러이러한 점을 이렇게 잘못했고 이러면 좀더 잘할 수 있었다...가 아니라 너 그러면 안돼...식의 비판, 이런 종류의 비판에는 거부감을 심하게 느꼈고 공격적으로 반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로 나에게 자극제가 되거나, 내 행동을 개선할 수 있었던 경우들은 대체로 구체적으로 내 잘못을 지적하고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거나 내 행동이 잘못인 이유를 논리적으로 잘 설명하는 경우였다. 나의 이런 경험이 어느 정도의 보편성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심리학 전공자들에게 좀 물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