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07-08-04

금발이 너무해2. 몇 번을 봐도 너무 재미있다. 특히 마지막 엘 우즈의 연설은 몇 번을 봐도 감동이다. 부당한 행위를 보면서 그 과정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누군가 대변해주길 기대한다면 자신의 신념마저 잃어버리고 만다는 이야기.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말. 시민의 한 사람으로 국회에 나가서 연설하고 법안까지 통과시켜버린 이 에피소드가 실화에 기반한 것이라는 걸 생각하면 가끔 난 뭐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신념이 있다. 민주적인 조직일수록 성공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내 신념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정치 체체에서 가장 효율적인 체제로 민주주의를 채택했는데 기업이라고 다른 체제를 선택해야할 이유는 별로 없다. 실제 사례에서도 성공한 기업일수록 권력이 더 평등하게 분배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점은 이미 많은 경영 서적에서 지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런 기업은 이토록 찾아보기 힘든 것일까.

꽤 오랫동안 이런 신념을 소리 내어 말하지 못했다. 실상 오픈마루에는 이런 생각에 공감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러니 몇 번 목소리를 낸 적은 있지만 그 때마다 커다란 차이를 확인했을 뿐이다. 전반적으로 조직이 굴러가는 모습에서도 그 간격이 느껴졌고. 어쩌면 더 심각한 차이는 지금도 충분히 민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이젠 내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내 목소리를 다시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