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08-08-23

이번 올림픽 시작하기 전엔 아무 관심도 없었다. 시작해도 거의 안 보리라 예상했다.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기도 했고 변질되어가는(?) 올림픽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고. 하지만 정작 시작하니까 의외로 나날이 재미가 있다. 특히 요즘 프로젝트의 늪에서 허우적대면서 좌절하다가 올림픽을 보면 위로가 많이 되는 것 같다. 금메달 레이스도 처음엔 별 관심 없었는데 한국이 3위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부터 보니까 점점 관심이 갔다. 이 작은 나라가 저 대국들과 겨루어서 최상위권을 달리고 있다니. 하지만 그것보다 경기 하나하나가 너무 재미있다. 양궁 대표팀의 눈부신 기량, 결승에선 졌지만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양궁 은메달리스트 박경모, 한국 수영사를 새로 쓴 박태환, 장미란의 압도적인 파워. 펠프스의 압도적인 기량과 숨막히는 100미터 경기에서 관중을 의식하는 여유의 볼트도 정말 멋있다. 귀화 선수 당예서의 스매싱도 정말 대단했고 남자 역도 선수들의 근사한 몸매도 다시 삽질러의 길에 들게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올림픽의 백미는 한국 야구대표팀이 아닐까. 난 야구를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우연히 이번 대회는 결정적인 장면을 대부분 라이브로 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오늘도 인천에 환경관리공단 가면서 기분 드러웠는데 이승엽 홈런 한방에 정말 가슴이 후련했다. 내친 김에 정말로 쿠바까지 누르고 전승우승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