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13-12-16

진지하게 eclipse를 버리고 PyCharm으로 갈아타는 것을 고려 중이다. 일단 개인 프로젝트는 PyCharm으로 갈아탔다. 사실 요즘은 다들 IntelliJ 계열이 더 좋다고 평가하는 분위기지만, 나는 여전히 eclipse의 몇몇 좋은 점들을 버리기 아쉬웠다. 몇 달 전에 규영이랑도 비슷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 커피숍에서 만났을 때 규영이는 PyCharm으로 코딩을 하고 있었고 날 보자마자 PyCharm 이야기를 꺼내며 엄청 좋다고 칭찬했다. 그래서 내가 eclipse보다 좋냐고 물었더니, 머뭇머뭇하면서 그건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나도 딱 그런 느낌이다. 분명 PyCharm의 막강한 기능들이 참 좋은데, eclipse보다 좋은지는 말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동안 줄곧 eclipse+pydev 조합을 써왔다.

근데 요즘은 eclipse의 몇몇 문제들이 점점 참기 힘들다. 맥에서 단어 단위 이동이 이상한 것부터 시작해서 아직도 리소스 찾기에서 * / 같은 문자를 섞어 써야 하는 거라든지, 앞뒤로 네비게이션할 때 히스토리가 꼬인다든지, 아주 기본적인 기능들의 동작이 이상하다. 내가 eclipse를 쓰기 시작한 게 2001년이니 12년이 된 셈인데, 2005년 즈음까지만 해도 eclipse는 늘 다음 버전이 기대되고 기다려지는 소프트웨어였다. 하지만 그 뛰어난 프로그래머들이 모였다는 eclipse foundation도 소프트웨어 위기를 겪는 건지 점점 품질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고, 다른 IDE에서 지원되는 기능을 흡수하는 속도도 매우 느려졌다. 성능도 점점 느려져서 이제 다음 버전엔 뭘 망가뜨릴지 걱정되는 상황까지 왔다.

이제 아쉽지만 eclipse를 떠나보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안녕, eclip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