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le하다 아니다는 분명 쉽게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XPMailingList에도 철마다 올라오는 화두고 결론은 늘 agile은 규정할 수 없는 것이며 어떤 것을 agile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그 자체가 agile하지 않은 발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묘하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방법을 비교할 때 어느 것이 더 agile한 방법인지는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practice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리라. agility가 비교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라면 agile methodology는 존재할 수 없다. 그래서 난 agile을 두고 노자식 - 도를 도라고 말하는 것은 이미 도가 아니다(노자를 웃긴 남자를 배제하고 기존 해석을 인정한다면) - 식의 말장난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것이 agile한지 아닌지 평가할 수 없다면 그 팀은 agile로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그런 면에서 agile로 가고 싶다면 현재의 activity가 agile한지, 더 agile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심심치 않게 접하는 이야기 중에 또 하나는 agile에서 중요한 것은 value지 practice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난 여기에 동의할 수 없다. 헌법에서 자유를 명시하는 것이 자유를 보장하는 구체적인 법률이나 그 법률의 집행보다 더 중요한가? 분명 헌법상의 자유는 우리가 추구해야할 궁극의 그 무언가이고 법률이나 그 법률의 집행은 그 수단이다. 그렇지만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가 헌법상에서는 자유를 명시하고 있지만 실제 국민들이 누리는 자유는 천차만별이다. 그 차이를 결정하는 것은 그 나라가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법률이 자유를 보장하고 또 그 법률이 어떻게 집행되느냐에 따라 갈린다. 결국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헌법에 자유가 있느냐 없느냐, 자유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냐 아니냐가 아니다. 그보다 구체적인 법률에 어떻게 규정되어 있느냐가 중요하고 또 어떤 법관이 있느냐, 어떤 공무원이 있느냐, 어떤 경찰이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물론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좋은 경찰관이 아니라 자유지만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우리가 무엇에 더 신경을 써야 하는가로 간다면 대답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agile도 구체적인 실천을 하지 않는다면 입으로만 떠드는 agile에 머물 뿐이다. 더군다나 agile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get going 아닌가. 정말 그 방향이 agile인지 아닌지 알 수 없더라도 무언가 우리가 agile이라고 믿는 방향으로 가보지 않는다면 agile에 도달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