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_전략


Youngrok Pak at 5 years, 10 months ago.

그 유명한 블루오션 전략에 대한 책

저자
김위찬, 르네 마보안
시작
2006.9.11
2006.9.26
평점
9

어설픈 선입견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해 준 책이다. 난 블루오션 전략이 단순히 치열한 경쟁이 없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그런 전략인 줄 알았다. 그래서 세간에 떠도는 블루오션 이야기는 철저히 무시해왔다. 이 책도 그런 시류에 영합하는 책이라고 혼자 단정지어버리고 있었다.(난 베스트셀러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단순한 책이 아니었다. Good to Great 못지 않은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성공하는 가치 혁신의 과정을 밝혀 내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블루오션은 전혀 새로운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반대로 완전히 레드오션이었던 영역에서 가치 혁신을 통해 같은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Good to Great에서 약간 아쉽다고 느꼈던 부분들을 이 책이 명쾌하게 짚어주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까지 제공한다. 실상 이런 종류의 실천 방안들은 그대로 활용하기엔 너무 추상적이거나 반대로 너무 지엽적인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 제시하는 도구들은 상당히 적절한 수준인 것 같다.

전략 캔버스, 분석을 위한 4가지 액션 프레임워크(감소, 제거, 창조, 증가)는 당장 써먹을 수 있을 만큼 간단하면서 명쾌한 도구인 것 같다. 우리 팀도 당장 적용해보면 얻는 것이 있을 것이다.

공정한 절차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다. 난 기업도 민주적일 때 가장 생산적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민주적인 기업이 시장에서도 성공한다는 사례를 찾고 싶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 바로 그 이야기들을 해주고 있다. 사회학자 존 W. 티보와 로렌스 워커의 연구가 있었다. 사람들이 법률 체제에 신뢰성을 갖게 하고 자발적으로 법을 따르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연구해서 그 답이 절차적 정의(ProceduralJustice)라는 것을 밝혀 냈다. 절차적 정의가 실현되었을 때 사람들은 자발적인 참여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해온 SelfMotivation과도 비슷하다. [Good to Great]에서는 SelfMotivation이 강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는 것이 성공의 출발이라고 이야기한다. 여기서 내가 느낀 의문은 과연 SelfMotivation이 개개인에게 부여된 본질적 특성이고 원래부터 성공할 수 있는 사람 아닌 사람이 구분되어 있는가 하는 거였다. 그렇다면 버스에 이미 잘못 태웠으면 그 집단은 성공할 가망이 없을까. 일단 [Good to Great]에서는 성공한 기업들이 적절한 사람을 버스에 태우고 부적절한 사람을 내리게 하긴 하지만 실제로 내리게 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무언가 개개인에게 내제된 SelfMotivation을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수단이 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뭔지 밝혀내진 못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계속 고민해왔고 내가 높은 수준의 동기를 갖고 일했을 때에 대해 AppreciativeInquiry를 또 혼자서 해보았다. 그래서 알게된 것은 내가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일했던 때는 공통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결정한 일들을 했을 때라는 것이다. SI 업체에 있을 때도 내가 참여할 프로젝트 자체는 결정하지 못했지만 기술적인 결정들은 모두 내가 내렸고 그런 결정들을 구체화시키려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열심히 일하고 공부할 수 밖에 없었다. NHN에 있을 때도 내가 제안한 프로젝트를 할 때는 그렇게 눈치 줘도 안하던 야근을 자발적으로 했었고 재미도 있었다.

이 문제에 대해 이 책에서는 아주 명쾌하게 설명을 하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의 의견을 물어볼 때 존중 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며 자신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상대가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지적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낀다.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지적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한다면 그 자신 역시 다른 사람의 지적 가치를 인정해주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것이다. 그러니 위에서 내려온 명령의 가치를 인정할 수 없고 동기 유발에 실패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공정한 절차란 민주주의와 다른 이야기가 아니다. 하향식 의사결정으로는 순간적으로는 진행을 빠르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의 의욕을 떨어뜨리고 진정 얻어내야 할 가치를 얻는데 실패한다.

전략의 수립과 실행을 분리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주목해야 한다. 머리 따로 몸통 따로인 집단이 효율적으로 움직일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대안언어축제 회고에서도 자봉들의 로드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머리 따로 몸통 따로 전략이 나왔었지만 근본적으로 성공할 수 없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구상한 전략을 실행할 때 가장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가 된다. 그 동기 부여를 빼앗아버리면 다른 어떤 효율 추구도 무의미한 것이 되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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