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IT 기업에서 개발자 구인하기


Youngrok Pak at 3 years, 3 months ago.

요즘 일자리 제안을 받다가 거절하게 되면 꼭 그 뒤로, 구인을 어떻게 하면 좋겠냐는 질문이 이어진다. 그럼 나도 내 딴에 구인 방법에 대한 조언을 이것저것 해준다. 개발자 채용 같은 글도 쓴 바 있고, 나도 구인이라는 과정의 양쪽 입장을 다 꽤 여러 번 겪어봤기 때문에 해줄 수 있는 말이 그래도 좀 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내가 조언해주기 힘든 상황들이 종종 생긴다. 그건 IT가 핵심이 아닌 기업에서 프로그래밍을 이끌어줄 리더를 뽑는 경우다. 나야 뭐 그런 거 상관 안하는 타입이고, 그냥 한국 회사 부적응자라서 취직 안하는 거지만, 나 같은 사람이 오히려 드물고, 대부분의 실력자들은 IT가 중심이 되거나, 혹은 중요한 드라이브가 될 수 있는 일을 원한다. 그러다보니 좋은 사람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적절한 조언을 해주기가 어렵다.

그런 분야들은 실제로 실력자들이 거의 가지 않기 때문에 소프트웨어의 품질 수준도 낮은 경우가 많다. 결함률에 있어서는 무한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오히려 좋은 경우도 있지만, 사용성이라든가, 성능, 확장성 등등이 떨어져서 10년이 넘은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쓰는데, 고칠 수도 없는 상황이 된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것인가. 그런 회사들도 좋은 개발자를 뽑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는 IT 회사를 만들 것이지만, 난 우리 회사의 프로그래머 이외의 직군도 모두 최고의 인재로 채워졌으면 좋겠고, 그건 아마 비 IT 회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런 회사들은 어떤 구인 전략을 취할 수 있을까? 간혹 돈으로 지르는 경우도 보는데,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충분한 수준은 아닌 것 같다. 아, 물론 돈마저 지르지 않으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 같긴 하다.

한 가지 금방 떠오르는 건 개발팀 리더에게 높은 의사결정권을 주는 것이다. 개발팀을 알아서 꾸릴 수 있게 하고, 기술 선택 등등 다 자유롭게 하면, 리더급 중에는 그런 재미에 이끌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기업 문화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테면 내가 지향하는 실무자 중심주의. 이런 회사들이 어렵게 구한 개발자가 자기들 맘에 안 들면 흔히 "너라도 나가면 안되니까 맞춰주기는 하지만 존나 짜증나" 같은 태도를 보인다. 이런 수준이 아니라 정말로 실무자의 판단을 존중하고, 실무자를 성의있게 설득해나가는 자세가 되어 있는 경영자가 있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술적인 도전 과제가 있느냐가 아닐까 싶다. 해당 기업에서 기술적인 성취를 이루어내고, 또 그 성취를 커뮤니티에 공유할 수 있다면, IT가 중심이냐 아니냐는 아마도 개발자에게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닐지도 모른다. 뛰어난 개발자는 도전 과제를 만날 때 기뻐하고, 과제를 극복해낼 때 성취감을 느끼는 법이니까. 

요컨데, IT 기업 평균보다 높은 급여 + 자율성 + 실무자 중심주의 + 기술적인 도전 과제. 이 정도가 내가 생각하는 답인데, 여전히 부족해보인다.

 

그래서 이 문서는 일단 미결로 남기며, 답을 구할 때마다 고쳐나갈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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