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_아이들에게_어떤_세상을_물려줄_것인가


Youngrok Pak at 13 years ago.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

저자
데이비드 스즈키
시작
2.28
3.15
평점
9

얼마 전 [:눈먼 시계공]을 읽고 또 요즘 [:이기적 유전자]를 읽고 있는데 진화론이 전하는 메세지와 이 책이 전하는 메세지가 묘하게 얽힌다.

새겨두고 싶은 구절이 너무 많다.

  • 우리가 세계를 보는 방식은 우리가 세계를 대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산이 광물 더미 아닌 신성(神性)으로 보인다면, 강이 잠재적인 관개수로가 아닌 땅의 혈관으로 보인다면, 숲이 목재 아닌 신성한 나무들로 보인다면, 다른 생물들이 자원 아닌 우리의 생물적 친족으로 보인다면, 지구가 기회 아닌 우리의 어머니로 보인다면, 이 모든 것들을 보다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할 것이다.
    • 여기에 한 마디 추가하고 싶은 것. 인간을 노동력이나 생산에 필요한 자원이 아닌 신성한 인격체로 본다면.

  • 청년 시절에는 과학에 푹 빠져 내일이란 없는 듯이 연구에 전념했다. 대학교수가 되어서는 유전학이 곧 내 삶이었다. 그것은 내 모든 것을 가져갔고, 가장 큰 기쁨도 슬픔도 거기서 비롯되었다. 작가인 시어도어 로작은 과학자의 이런 능력이 "한 생각에만 혼을 다 빼앗기는" 양날의 성질을 가진 것이라고 했다. 즉, 열정에 빠지는 매력이 있지만 좁은 시야에 갇히는 위험도 있다는 것이다.
    • 뒤이어 저자는 이로 인해 결혼에 실패했고 애인, 학생, 아이들에게 관심을 쏟지 못해 관계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를 꺼내 놓는다.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의 생태 위기를 초래한 사회 전체의 특징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에도 저자는 이 이야기를 두세 번에 걸쳐서 더 다룬다. 일중독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인류학자인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20년 전 라다크에 도착했을 때 받은 첫인상이 극도의 가난과 궁핍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녀가 한 소년에게 마을에서 제일 가난한 집이 어디냐고 물어봤더니 아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이렇게 답하더라는 것이다. "여긴 가난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요."
    • 하지만 이 나라 역시 개발의 압력에 굴복해서 도로를 건설하고 개발이 시작된다. 그리고 그 결과 청년이 된 그 소년은 수도에 살면서 관광객에게 돈을 구걸하면서 산다. 이유는 '우리가 가난하기 때문'. 어이 없는 현실이다.

  • 하천을 오염시켜도 이윤을 내는 산업이 GDP를 증가시킨다. 여기까진 그럴 법하다. 근데 오염된 물 때문에 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이 병원의 서비스에 돈을 지불하면서 또 GDP가 올라간다. 오염 배출자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의 보조금을 받으면 또 GDP가 올라간다.
  • GNP는 대기오염이나 담배 광고나 고속도로의 시체를 치우는 앰뷸런스는 계산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건강, 그들이 받는 교육의 질, 아이들 놀이가 주는 기쁨은 고려하지 않는다. 우리가 가진 위트나 용기도 계산하지 않는다. 우리의 지혜도 배움도, 동정심도 애국심도 따지지 않는다. 간단히 말해 삶을 가치롭게 만드는 것들을 제외한 모든 것을 계산한다.
    • 기업이 이런 GNP의 논리에 중독되어 있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

  • OECD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의 국가들은 1982년부터 1991년 말까지 120개월 동안 매달 평균 9억 5천만 달러씩 갚았다. 그러나 대가는 10년 전보다 123%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빚에서 결코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이다.
    • 이젠 그닥 새로울 것도 없는 이야기지만 구체적인 숫자로 보니 꽤 충격적이다.

  • 곤충이 가루받이를 하는 것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해서 계산해보면 매년 30조의 경제 가치가 있다고 한다. 전세계 모든 나라의 GDP를 전부 합친 것보다 두배나 많다고...
  • 숲은 동화 속에 나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와 같은 존재다. 한 마디로 거위가 살찌고 건강해야 황금알을 계속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동화에서처럼 글로벌 경제는 거위를 죽여 당장 구할 수 있는 황금알을 전부 모으겠다는 근시안적 사고를 하고 있다.
    • 단거리 전력질주를 하고 있는 기업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인재의 능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할 것인가, 쓰고 버릴 것인가. 우리가 자연이 무한하다고 착각하는 것처럼 인재는 무한하다고 착각하는 기업이 많은 것 같다.

  • 사람들은 이런 걸 할 수 있는 휴가를 가기 위해 몇 년 동안을 열심히 일해 돈을 모으잖아요.
    • 저자가 파이아칸 추장과 함께 낚시를 즐기면서 파이아칸 추장이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바라보며 이런 말을 했다고...

  •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자유다. 하지만 이제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비용이 많이 든다.가 되었다.

  • "당신은 변화가 일어나야 할 곳을 지적했습니다만 비판하는 대신 우리와 함께 일하는 것이 어떻습니까? 가격을 제대로 매기느냐의 문제일 뿐이니까요." 바로 그거였다. 기업계와 정계 지도자들이 세계를 함부로 다루는 방식의 문제점을 이보다 분명히 표현하기도 힘들 것이다. "가격을 제대로 매기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는 것은 모든 것에 가격이 있다는 말 아닌가. 그게 틀렸다는 것이다. 가장 소중한 것은 값을 매길 수 없다. 당신 어머니의 값은 얼마인가? 아니면 당신 누이나 아이의 값은?
  • 생물학에 관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 인간 게놈의 염기 배열을 전부 해독하고 말겠다고 선언한 기업가, 그레이그 벤터가 한 말

  • 우리는 알래스카 연안에서 고래 세 마리가 얼음에 갇혀 있는 영상에 매료되지만 '시간당 두 종' 이상 꼴로 지구 생물이 멸종되어 가고 있다는 소식에는 관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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