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점심 먹으러 가다가 철호가 내가 비교적 우리 팀에서 말을 간결하게 하는 편이라는 말을 했다. 순간 좀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러한가? 실상 CommunicationIsNotAboutSpeech 같은 글을 써놓고도 내 행동은 그러지 못했다. 무언가 내 말이 파고들지 못하는 느낌이 들면 주저리 주저리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런다고 내 말이 잘 전달되는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왜 그럴까. 아직은 정확한 분석에 이르지 못했지만 일단은 조급한 마음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무언가 빨리 나아가고 싶은 마음에 서두르게 되고 그러다보면 무언가 주도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일단 지금의 속도가 우리에게 적합한 속도건 아니건 내가 조급해한다고 속도를 빠르게 할 수는 없다. 일단 좀더 차분해질 필요가 있다. 지금은 당장의 전선에 뛰어들기보다 머지 않아 다가올 전투에 대비해서 칼을 갈고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정말 오랜만에 내 책상에 앉아서 쓰는 글이다. 거의 열흘 만이다. 반갑다, 내 컴퓨터.
오랜 만에 리눅스로 부팅했다. 우분투 dapper 최신판으로 업그레이드를 했다. 마지막으로 우분투 데스크탑을 써본 건 4개월 쯤 전이었을까, 그 동안 엄청 좋아졌다. 단 한 줄의 설정 파일도 고치지 않고 한글 설정이 다 되었다. 나도 한 때 한영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파다가 구직 활동 들어가면서 접었는데 그 사이 그 작업을 끝까지 해낸 사람이 있었나보다. 고마운 일이다. 그러고보니 난 오픈소스에는 별다른 기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다. 간혹 버그 리포트 올려주는 정도? 나도 누군가가 고마워 할 만한 걸 만들어보고 싶다. 기왕이면 그게 내 직업을 통해서였으면 좋겠다. 우리가 하는 서비스를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사람을 만들 수 있다면...
침묵과 무지를 혼동하는 사람들의 비판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 워드 커닝햄, WardCunninghamInterview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