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08-06-11


Youngrok Pak at 6 years ago.

6.10 촛불집회에 다녀왔다. 정말 역사의 현장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6일에 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는데도 반영이 안된다니"하는 생각에 답답한 마음이 컸는데 오늘은 정말 감동이었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봤을 때의 감동의 10배 쯤 되는 것 같다. 을지로 3가에서 내려서 밥 먹고 천천히 세종로로 걸어갔는데 청계천 따라 가다가 1가를 지나면서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사람들을 보고 좀 놀랐는데 거기서 더 가니까 세종로는 완전히 사람으로 가득 찼다. 그 때만 해도 시청이 메인인 것처럼 보였는데도 광화문 컨테이너 앞까지 꽉꽉 들어찼다. 시청 광장이 꽉 차면 10만에서 15만이라고 했던 걸로 봐서 시청에서 광화문까지 도로가 꽉 차고 세종로 사거리가 꽉 차서 종로/청계로 1가까지 늘어섰으니 면적상 4배에서 5배 정도라고 보면 40~75만 정도 되는 규모다. 정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니. 꼭 이제 우리가 이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정도면 시민 혁명이라고 부를 만하다. 아마 인류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가 아닐까.

10시를 넘어서면서부터 시민들이 종로 주변 전역으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세종로 사거리에서 세운상가를 넘어서까지 사람들이 늘어서고 남대문 근처에서부터 교보빌딩 앞까지 늘어섰다. 청계천, 안국동, 인사동까지 사람들이 퍼졌다. 아무도 호응하지 않던 하이 서울 페스티발과는 달리 자발적으로 나선 촛불 시민들이 종로 일대를 점령한 것이다. 만약 이런 촛불 집회가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내년부터는 이 촛불집회를 기념하는 축제를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유럽의 시민 축제 중에는 역사적인 사건을 기리는 것에서 출발한 축제가 간혹 있다. 이것도 두고두고 시민의 승리를 기념하는 축제를 열면 정말 멋질 것 같다.

어쨋든, 이쯤되면 이제 청와대도 무릎 꿇어야 할 때가 왔다.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모여서 역사를 이루어 냈는데 또 다시 땜질식 처방으로 일관하고 변명하기에 급급하다면 정말 더 이상은 시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오늘의 상황을 스갤어로 표현한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서플로 길 막은 청와대, 촛불 도배에 밀봉관광 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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