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mp_후기


Youngrok Pak at 4 years, 1 month ago.

 

P-Camp는 Project, Process, People 등의 기치를 내건 소규모 컨퍼런스였다. 오전은 세션, 오후는 참가 단체의 방법론(?)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이어지는 OST가 있었다. 중간에 소프트웨어 진흥원측의 생뚱맞은 PT가 약간 에러였지만 대체로 상당히 만족스러운 행사였다. 얼마 전 웹앱스콘이 안겨준 대실망과도 오버랩되었다.

세션은 비폭력대화를 들었다. 평소 폭력대화-_-를 많이 하는 나에겐 도움이 될 것 같았기 때문에 신청했다. 비폭력 대화라는 제목은 마치 대화에서 폭력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대화하는 방법 같은 이미지를 주었는데 웬지 그런 식상한 내용은 아닐 것 같았다. 역시나, 예상과는 많이 달랐는데 비폭력 대화라는 것이 비폭력적 대화라기보다는 상황을 비폭력으로 이끌고 가는 대화를 말하는 것 같았다. 보면서 이너게임과 3FS가 오버랩되었다.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일련의 대화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다. 다음 네 가지 요소를 활용해서 대화를 진행한다.

  • 관찰
  • 느낌
  • 필요
  • 행동

관찰은 이너게임에서 말하는 '비평가적 인지'와 비슷하다. 보통 사람들이 대화할 때 표현에 평가나 판단을 많이 담아서 쓰는데 그러면 듣는 사람에게 거부감을 일으키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사실 그대로를 이야기하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넌 이런 기초적인 것도 모르냐? 신참이 기본적인 정신 상태가 글러먹었어.

라고 말했다고 하자. 당연히 기분이 나쁠 것이다. 반박의 말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이런 말을 하기 십상이다.

절 너무 인격적으로 무시하시는 거 아닙니까

그럼 보통 이런 대답을 듣게 된다.

내가 언제 널 무시했어. 네 정신 상태를 지적하는 거잖아.

이럴 때 비폭력 대화의 방식은 이런 것이다.

정신 상태가 글러먹었다고까지 말씀하시면 저도 몹시 기분이 나쁩니다. 저도 한 인간으로 존중 받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 먼저 관찰한 사실 있는 그대로를 이야기한 후 그로 인한 자신의 감정 변화를 드러낸다. 그리고 그런 감정 변화가 일어난 것은 자신이 필요로 하는 무언가가 만족되지 못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렇게 표현 속에 평가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좀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게 이야기하면 오히려 상대방의 폭력적인 반응이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위의 예는 약간 빈약한 감이 있는데 세션에서 접했던 참가자들의 예를 비폭력 대화로 풀어내는 모습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행동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건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상대방에게 지금까지 자기의 말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는 것이다. 상대방에게도 판단할 권리를 주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또 다른 방법은 구체적인 어떤 행동을 부탁하는 것이다. 예를 든다면 다음과 같다.

앞으로는 너무 심한 말씀은 참아주시지 않겠습니까?

어쨋든 선택권 자체는 상대방에게 주는 것이다. 이런 것도 이너게임과 아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일단은 나에게 집중해서 내 마음의 소리에 충실하게 되면 다른 사람들이 그에 반응해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보통은 반응해줄 확률이 높고 또 반응해주지 않더라도 크게 폭력적인 사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난 꽤 비폭력 대화를 자주 활용하는 편이었다. 팀내에서 회고할 때나, 혹은 프로젝트의 방향성 같은 것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런 방법을 많이 썼었고 ECUS 프로젝트를 하는 동안은 꽤 효과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난 이에 못지 않게 폭력 대화도 많이 한다. 선화랑도 폭력적인 대화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게 있다. 가족하고도 그렇고.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에서 더 중요한 대화법인 것 같다.

오후에 요약 세션은 그럭저럭 괜찮앗다. 그 중 김창준씨의 애자일 프로세스 소개도 아주 인상적이었다. 애자일 프로세스를 모르는 사람에게 10분 동안 소개를 하는 것인데 이런 식의 짧은 세션에서 이미 애자일 프로세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까지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그 요약은 이랬다. "고객에게 매일매일 가치를 전하라" 짧은 한 문장이지만 단어 하나하나를 곱씹어보면 많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한동안 이것을 일일 회고 포맷으로 써보기로 햇다. 오늘도 우리는 고객에게 가치를 전했는가? 아주 훌륭한 회고가 될 것 같다.

또 하나 유용했던 이야기는 마지막에 나온 사람이 해준 [:밝은 곳에서 동전 찾는 오류]

OST의 백미는 근무시간 줄이기가 아니었을까 싶다. 즐겁게 일하기 쪽 스페이스에서 이야기하다가 문득 적게 일하기에 대해서 스페이스를 열고 싶어서 열었더니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고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처음에는 계속 눌러 있다가 나중에는 오며 가며 조금씩 끼어들었는데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대체로 적게 일하기를 하고 싶어는 했지만 "그게 가능하냐"라든지, "경영진을 어떻게 설득할 것이냐", "조삼모사 아니냐" 등의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실제로 적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나도 어느 정도는 적게 일하기를 실천하고 있는 편이었다.)이 경험을 나누고 질문에 대한 의견을 표시했다. 근데 이 과정에서 확연하게 느낀 것은 적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말투가 확신에 차 있고 그런 말을 하는 표정 자체도 즐거워 보였다는 것이다. 나 역시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김창준씨가 일주일에 4시간 일한다는 사람의 이야기도 해주었다. 책도 있댄다. 정말 놀랍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는 최근에 읽은 책들이 스치고 지나가기도 했다. 전 세계의 금융계를 쥐고 흔들었던 J.P. 모건도 하루에 2~3시간 이상 일하지 않았다고 하고 백만장자 마인드에서도 백만장자들이 하루 6시간 일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어쨋든 일하는 시간과 성공과의 상관 관계는 별로 없는 게 확실한 것 같다. 사실 열심히 일해서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세상에 왜 이렇게 가난한 사람이 많겠는가.

대안언어축제 모임 때문에 끝까지 못 보고 나온 게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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