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07-04-25


Youngrok Pak at 12 years, 3 months ago.

두번째 K-Mobile_Ajax_강의를 했다. 첫 강의 때는 초반부에 설명이 매끄럽게 풀리고 실습도 잘 따라와서 느낌이 좋았고 끝까지 잘 풀렸는데 오늘은 웬지 처음부터 삽질이 많았다. 오늘 한다는 연락을 어제 받은지라 마음의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있었던 게 좀 문제였던 것 같다. 오늘 하루 휴가는 냈지만 하루종일 그냥 노느라 정작 준비는 별로 못했다. 시간이 짧아서 지난 번 강의 재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스스로를 합리화시킨 덕에 더 좋은 강의를 할려는 고민이 부족했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초반부에 좀 뻑뻑했다. 파이어폭스가 설치되어 있었어야 하는데 그것도 안되어 있어서 초반에 시간 좀 잡아먹었고. 한 타임 쉬고 나서부터는 다시 페이스를 좀 찾았다. 하지만 첫 시간에 진도가 좀 늦어서 실습 따라오는 거는 거의 포기하고 그냥 앞에서 나 혼자 진도를 나갔다. 그래도 보니 3분의 1 정도는 따라오고 있는 듯. 막판 응용 예제로 갈수록 매끄럽게 진행이 되었다. drag & drop은 이미 몇 번 해봐서 술술 풀렸다. 오늘 하면서 나 자신도 drag & drop이 이렇게 쉬운 거였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

만족도는 그냥 보통 정도인 것 같다. 보통 강의가 잘 되면 사람들 표정도 뭔가 좀 다르고 질문도 많이 나오고 하는데 오늘은 질문이 네 개 밖에 안 나왔다. 강의 내용이랑 직접적인 상관 관계도 적은 질문들이었고. 이건 강의가 제대로 전달이 안되어서 그렇거나, 혹은 너무 쉬워서 그렇거나일 가능성이 높다. 질문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지도 못한 것 같고.

그리고 지난 번엔 강의가 잘 되서 미처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수강생들의 사전 지식이 균일하지 않은 것도 초반에 난감했던 이유 중 하나였던 것 같다. 5일 짜리 강의 중 하루를 맡은 건데 사실상 5일 강의가 하나도 연결이 안되서 별로인 것 같다. 연결이 안되면 시리즈인 의미가 없으니.

아, 가기 전에 이발이 개떡 같이 된 것도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다. 맨날 가던 단골에 갔는데 처음 보는 아줌마가 깎는데 이게 영 서투르다. 못하는 미용사는 여러 모로 티가 난다. 우선, 공식에 얽매인다. 이를테면 더블 커트로 해달라고 하는 건 꼭 옆 머리 확 파내고 윗 머리로 덮으라는 게 아니라 그냥 스타일에 맞게 옆 머리 안 뜨게 잘 정리해달라는 거고 그 수단으로 더블 커트를 이야기하는 거다. 근데 이 더블커트를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다. 공식에만 얽매여 고객의 마음을 읽지 못하는 것이다. 노련한 미용사는 다르다. 못하는 미용사는 "어떻게 깎아드릴까요?"하고 물어보지만 노련한 미용사는 "이러이렇게 하실 꺼죠?"하고 물어본다. 무언가 말하면 그걸 내 스타일에 맞게 적당히 적용한다. 깎는 시간도 차이가 난다. 못하는 미용사는 뭔 조각을 하는지 20분, 30분씩 하는데 잘하는 사람들은 10분도 잘 안 넘긴다. 남자들은 그냥 지저분하지만 않으면 되고 이발 자체는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데 이런 심리를 읽고 못 읽고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하여튼, 다음엔 꼭 잘 깎는 미용사가 누군지 기억을 해놨다가 지정을 해야겠다. 최소한 못하는 사람을 피해가기라도 하든가. 하튼 머리 때메 기분 확 잡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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