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틀 전에 재계약 거절했다는 글을 썼는데, 오늘 또 상황이 바뀌어서 재계약을 하고 말았다 ㅠ.ㅠ 이번 프로젝트도 우리가 갑을병정에서 정인데, 을에서 이콜레모랑 재계약하라고 병에게 심하게 압박을 했다는. 사장까지 곤욕을 치른 듯 했다. 뭐, 꼭 우리랑 해야겠다는 게 기분 좋은 일이긴 하나, 사실 내막을 뜯어보면 이쪽 분야의 개발자 수급 환경이 얼마나 열악한가를 볼 수 있다. 우리가 맡은 게 안드로이드로 메일 클라이언트를 만드는 일인데, JavaMail과 유사한 코드를 안드로이드에서 가져다 쓸 수 있는 상황이다. 7인치 VoIP폰에 들어가는 것이니 아웃룩처럼 많은 기능이 들어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메일 읽고 보내고 잘 되면 되는 거다. 사실 자바 개발자라면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쪽 분야에 워낙 제대로 하는 개발자를 드물게 보다보니 개발자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져 있고, 이 일을 제대로 이어 받아서 할 개발자를 구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창업한 이후에 여러 모로 접한 회사들을 보면 전반적으로 모바일/임베디드 쪽에 실력 있는 개발자가 부족한 것 같다. 이쯤되면 돈 많이 줘서라도 좋은 개발자를 뽑으려고 할 법도 한데, 반대로 어차피 좋은 개발자가 없으니 무조건 싸게 싸게 뽑자는 회사들이 더 많은 것 같다. 레몬 마켓과 거의 같은 현상이다. 물론, SI 업계에도 똑같은 현상이 있지만 정도면에서 훨씬 심한 것 같다.
머, 어쨋든 그래서 결국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다.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