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10-03-03


Youngrok Pak at 12 years, 4 months ago.

대학 때 조선시대 지성사라는 과목의 강사가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카이스트생과 서울대생을 비교하면 한 가지 태도의 큰 차이가 있는데, 카이스트생은 늘 정답이 있다는 관점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느라 자신만의 해답을 내놓는데는 미숙한 반면, 서울대생은 처음부터 정답 따윈 없고 자신의 답이 정답이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기 때문에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높은 대신 정답과 동떨어진 답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 강사의 의견은, 양쪽 다 문제가 있다는 것. 중용을 취하라는 이야기는 물론 아니고, 정답을 찾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되, 그것을 자신의 틀에서 해석하고 만들어내야 한다는 이야기.

애자일 방법론에서도 이런 상황이 자주 보이는 것 같다. 정답만을 쫓는 사람들은 광신도라는 비판을 받으며 외면당하고, 내 방식대로의 애자일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신은 애자일을 한다고 착각하지만 정론(?)의 관점에서 보면 전혀 애자일이 아닌 상황.

어쩌면 학습이라는 단어에 두 가지가 모두 녹아있는지도 모르겠다. 학습은 배우고 익히는 것. 배우는 것은 외부에서 지식을 얻는 것이고 익히는 것은 그것을 내면화하는 과정일 테지. 배우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지만 익히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도 문제다. 배우고 익혀야 한다. 공자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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