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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스타크래프트2 이야기 | edited by Youngrok Pak at 1 month, 1 week ago.

준이를 따로 재우기 시작하면서 밤에 내 방에서 완전한 독립을 얻었다. 이 독립을 스타2에 써보는 중인데;; 그동안은 스타2 할 시간이 모자라서 팀플만 하다가 이제 하루 2~3게임은 할 수 있게 되어서 1:1에 도전하고 있다. 실버에서 시작해서 플래티넘 1단계까지는 금방 왔는데, 여기서부터 헤매고 있다. 목표는 프로게이머들이 서식하는 마스터리그 바로 아래인 다이아리그. 팀플은 다이아까지 금방 가는데 1:1은 좀더 어렵다.

하다보면 APM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APM이 거의 실력이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나는 원래 손놀림이 빠른 편이 아니라 스타1 할 때도 APM이 80이 잘 안 나왔다. 그것만으로도 대학 때 과나 동아리에는 적수가 없었고 길드에서도 상위권은 되었다. 이 때도 나보다 피지컬 좋은 사람은 많았지만 손보다는 머리로 이기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던지라 APM을 올리려는 노력은 그닥 하지 않았었다. 그래서 빌드 우위나 전략 선택 차이, 교전 컨트롤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프로게이머들의 경기가 방송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프로게이머들이 최적화한 빌드와 전략이 대중화되면서 내가 가진 전략적 우위가 사라진 것이다. 이 때부터는 스타를 많이 하진 않았지만 가끔 할 때 피지컬에 압도당하는 게임이 자주 생겼다. 스타에 대한 흥미를 이미 잃어서 딱히 더 잘하려는 노력을 하진 않았었는데, 스타2를 하게 되면서 상황이 좀 달라졌다.

스타2를 샀을 무렵에 나는 취미가 없는 인생을 살고 있었는데, 스타2라도 재미있게 하고 싶었다. 근데, 배틀넷에 들어갔더니 이거 원 상대가 안되었다. 빌드도 하나도 모르는데다가 피지컬이 딸리니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팀플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팀플에서 다른 사람들 하는 빌드를 보면서 따라했는데, 그래도 민폐가 되는 일이 많아져서 결국 피지컬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APM을 늘려보기로 했다.

그렇게 늘린 게 겨우 120 안팎이다. 이 정도만으로도 팀플은 다이아까지 갈 수 있었다. 스타2 팀플은 극단적인 빌드를 팀 단위로 조합하면 안정적인 전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3:3 팀플에서는 온리 불사조 같은 전략이 가능하고, 또 강력하기까지 하다. 이런 전략은 손이 많이 안 가고 컨트롤하는 재미가 있기 때문에 자주 선택한다.

근데, 이 APM으로 1:1 리그를 오니까 상황이 달라졌다. 1:1 전략을 거의 모르는 상태라서 프로게이머들 방송을 몇 번 봤는데, 도저히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았다. 특히 테란 대 저그에서 지뢰와 맹독충의 대결을 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래서 프로게이머의 빌드를 따라하기는 포기한 채 독자적인 빌드를 만들어나갔는데, 그러다보니 초반에는 무지하게 많이 털렸다.

그러다가 몇 개의 유력한 빌드를 발견하고 나서 실버를 탈출할 수 있었다. 테란으로는 사이클론만 뽑아서 초반에 밀고 들어가면 골드리그까지는 대부분 손쉽게 이길 수 있었다. 프로토스는 많이 헤맸고, 저그는 바퀴 히드라 조합을 주력으로 썼다. 이걸로 플래티넘까지 진입하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플래티넘에서 또 난관이 찾아왔다. 플래티넘에서는 견제가 필수라고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적이 견제를 왔는데, 내 빌드는 견제를 막기 좋은 빌드도 아니었고, 나는 견제를 안 가니까 상대는 편하게 발전하고 그러다보니 견제 차이 때문에 밀리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또다시 빌드를 찾기 시작했다.

먼저 프로토스로 돌파구를 찾았는데, 팀플에서 하던 온리 불사조다. 의외로 모든 종족전에 쓸 수 있었고, 다른 빌드보다 승률이 더 높았다. 프로게이머들의 플레이를 보면 관문 병력으로 초중반에 공격도 하고 수비도 하면서 버티다가 후반에 고급 유닛 모아서 승부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나처럼 피지컬이 딸리면 이걸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팀플의 온리 불사조를 시험해봤는데, 생각보다 잘 먹혔다. 사도 두 마리와 모선으로 수비하면서 불사조 3~5기 타이밍에 견제를 가면 거의 확정적으로 피해를 입힐 수 있고, 견제 오는 것도 대부분 쉽게 막을 수 있다. 특히 프로토스는 4차관 추적자 올인 같은 것만 아니면 추적자가 불사조에 도리어 밀리기 때문에 초반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오고 초반에 끝내는 경우도 많다. 테란도 100% 견제를 오는데 불사조로 견제 막고 역으로 견제 가서 해병 흘린 거 잡아먹고 의료선 잡고 이러면 진출하는 걸 막을 수 있는데, 그동안 멀티를 늘리고 캐논 공사를 하면서 불사조와 거신, 캐리어 조합을 갖추면 된다. 그러면 테란은 캐리어가 쌓이면 답이 없으니 멀티로 공격 올 수 밖에 없는데, 방어타워를 끼고 불사조 거신 캐리어가 같이 덮치면 쉽게 이긴다. 다른 조합으로 테란 상대할 때 가장 까다로운 게 해방선인데, 이 전략을 쓰면 해방선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에 상대는 불사조 잡으려고 해병 중심으로 병력을 구성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거신에 털린다. 저그 상대로도 비슷하다. 특히 저그는 여왕을 불사조로 끊으면 매우 유리해진다. 히드라도 서너 마리 돌아다니는 건 불사조로 초반에 다 끊을 수 있기 때문에 포자촉수가 없으면 그대로 경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견제하다보면 테란처럼 저그도 히드라 모아서 나오게 마련인데, 이 때도 야전은 피하고 내 멀티에서 방어타워와 함께 싸우면 된다. 만약 공격을 안 오고 시간을 준다면 그냥 거신 불사조 캐리어 조합으로 200 채워서 먼저 공격가면 된다. 근데 내가 창안한 빌드라고 좋아했는데 알고 봤더니 명식류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빌드였다는.

스타1 때부터 제일 약했던 게 테테전인데, 테테전도 답을 좀 찾았다. 패스트 전투순양함. 초반에 해병은 4~6 정도만 찍으면서 탱크 바로 찍고 해방선 두 기 찍으면 상대 테란의 거의 모든 견제나 초반 공격을 다 막을 수 있고 나도 견제를 갈 수 있다. 해방선 견제는 그래도 컨트롤이 쉬운 편이고, 플래티넘 레벨에서는 해방선 견제에 당하는 사람이 그래도 제법 있다. 그러면서 1멀티만 가지고 전투순양함을 바로 뽑아서 2~3기 타이밍에 공격 간다. 가서 조금 피해주다가 체력 빠지면 바로 텔레포트로 튄다. 튀어서 돌아오면 또 4~5기가 되서 그대로 공격 가면 또 텔레포트 쿨타임이 돌아와서 싸우다가 튈 수 있다. 그리고, 4~5기면 야마토로 상대 사령부를 날려버릴 수 있기 때문에 두번쨰 공격 때는 확정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전투순양함을 일찍 보여줘도 상대가 바로 바이킹 온리로 전환하는 게 아니라 뽑아놓은 해불선과 탱크로 어떻게든 해보려는 시도를 많이 하기 때문에 탱크를 지속적으로 뽑아놓고 전투순양함과 같이 싸우면 수비는 거의 항상 가능하다. 이렇게 서너 번 공격하고 텔레포트로 튀는 걸 반복하면 피해가 누적되어서 차이가 벌어진다.

테란으로 아직 저그나 프로토스는 잘 못 잡는다. 사이클론이 안 통하면서 손 덜 가는 새로운 빌드를 찾아야 하는 상황. 전투순양함도 잘 안 통하는 듯.

저그는 희망을 하나 찾았다. 초반에 퀸을 많이 뽑으면서 3부화장 빨리 가서 저글링 히드라로 승부하는 것. 테란이든 프로토스든 저그 상대할 때 죽어라 견제를 오는데, 견제를 막는데는 히드라가 짱이다. 히드라의 단점은 가성비가 낮아서 물량이 딸린다는 것인데, 상대가 견제하느라 소규모로 계속 병력을 소비하면 이 단점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그래서 저글링 히드라만으로 전면전을 이기는 상황이 많이 나온다. 다만, 밀고 들어가서 이길 정도는 잘 안되서 초중반 히드라로 앞서는 동안 멀티를 늘리고 다른 테크도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 아직 후반 운영은 익숙하지 않아서 초반에 히드라로 차이를 벌려놓고도 후반에 따라잡히는 경우가 많지만 그래도 승률이 좋다. 프로토스 상대로는 그냥 저글링 히드라 물량으로 밀어붙여서 이기는 경우도 많다. 저그 대 저그는 그냥 예전처럼 바퀴 빨리 가는데, 나는 맹독충으로 공격하는 것도 잘 못하고 피하는 것도 잘 못하기 때문에 그냥 맹독충에 강한 바퀴를 빨리 뽑는 게 답이었다.

여기까지 전략을 정립하면서 플래티넘 1단계 리그 1위까지 올라왔다. 이 상태에서 그대로 APM만 30 정도 올려도 다이아 진입이 가능할 것 같은데, 과연 APM을 더 올릴 수 있을까가 걱정이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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