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장/2006-09-14


Youngrok Pak at 10 years, 4 months ago.

 

예비군 훈련이 싫다. 이런 순수한 시간 낭비가 또 있을까. 예비군의 전투력 향상에는 눈꼽만큼도 도움 안되는 이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걸까. 담배 냄새도 왕짜증이고 새벽 같이 일어나는 것도 싫고 구질구질한 자리에 앉아서 시간 보내는 것도 싫고 흐름이 끊어지는 것도 싫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텐데.

군인의 전투력을 좀더 분석해보면 어떨까. 전투력의 절반은 아마도 체력일 것이다. 그리고 무기 조작 능력, 전술 이해도 등이 더해질 것이고. 이런 능력을 키워주면서 되도록 예비역들의 시간을 많이 까먹지 않고 어느 정도는 예비역 자신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예비군 훈련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런 식이면 어떨까.

  • 체력
    • 총 메고 교육장 왔다 갔다 하는 건 체력에 만고 도움이 안된다는 건 모든 예비군이 공감할 것이다. 평소 같으면 그런 걷는 것도 운동이겠지만 일상의 생활 리듬을 깨뜨리면서 아침을 시작하기 때문에 졸린 상태에서 불편한 옷을 입고 다니는 건 체력 소모지 운동이 아니다. 실제로 운동 효과가 없지야 않겠지만 군복을 입으면 웬지 운동 같지 않다는 느낌도 문제고. 체력은 따로 충분히 키울 수 있다. 나의 아이디어는 체력장! 일년에 두 번 체력장을 실시하는 것이다. 체력 측정 점수에 대해서는 아무런 손해도, 이익도 주지 않고 다만 일년에 두 번 측정하는 것만 의무로 한다. 그렇게 측정만 해도 스스로의 체력을 돌아볼 계기가 될 것이고 운동을 하게 만드는 어포던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 무기 조작 능력
    • 현재 예비군 훈련에서 무기 조작 훈련은 거의 조교 시범 수준에서 끝나고 유일하게 직접 다루는 것은 총 뿐이다. 그리고 사격 훈련도 일년에 한 번 이상 잘 안한다. 이 정도 효과를 내는 게 목표라면 일년에 몇 번씩 예비군 훈련장에 갈 필요가 없다. 총 이외의 무기 사용 교육은 인터넷으로 교범을 만들어서 과정을 이수하게 하면 될 것이고 사격 훈련 하는 날 하루만 짧게 사격만 하고 오면 된다. 그러면 훈련 시간은 2시간도 안 걸릴 것이고 굳이 아침에 갈 필요도 없어질 것이다.
  • 전술 이해도
    • 역시 현재 상황을 보면 예비군 훈련 중 전술에 관한 훈련은 두 번 가면 2시간 정도 하고 실습도 안 한다. 어차피 실습을 안하고 설명만 듣는다면 역시 잘 만든 플래시 강의 자료가 교관이 말로만 떠드는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다. 그리고 사격 훈련 하는 날 가서 실습을 조금 섞어줄 수도 있을 것이고.
  • 기타
    • 이외에 실전에서 당황하지 않고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겠지만(JSA에서 송강호가 말한 것처럼) 이건 어차피 예비군에서 커버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전술 이해도 훈련을 좀더 실전에 가깝게 한다면 좀더 도움이 될까나.

요컨대, 예비군 훈련장에 가야만 향상시킬 수 있는 능력에 대한 훈련만 가서 하고 나머지는 인터넷 교육이나 동네 주변에서 커버하자는 것이다. 그럼 시간도 절약되고 지금보다 효과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일년에 두 번 체력 측정, 한 번 예비군 훈련장에서의 교육(사격 & 전술 훈련),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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