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쓰기 귀찮은 글들.
일기장/2005년2월-2005년6월
2005.6.28.
이제 겨우 종강했다. 음..아니, 종강한지 이틀 더 지났군. 망할 디시설. 계절 학기가 시작되었는데 1학기가 종강이 안되는 이 현상은..
여러 모로 참 새로운 느낌의 한 학기였다. 처음으로 모든 강의에 출석해봤고 처음으로 숙제 안 빠뜨리고 다 내봤고 처음으로 A+을 받았고 처음으로 3.0 넘기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공들이 쏟아부은 노력에 비해 학점이 좋지 않다는 게 좀 아쉽기는 하다. 정작 제일 공부 안한 인식론의 이해에서만 A+이 나오고. 철학과를 갈 껄 그랬나-_-
공부를 해보니까 안 보이던 게 보이는 것이 많아졌다. 일단 우리 학교 교수들의 가르치는 실력이 형편 없다는 것. 특히 우리과 교수들은 정말 최악이다. 디시설, 진짜 내가 가르쳤어도 이거보다 훨씬 잘 가르칠 수 있었다. 교수와 조교가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방해가 되었달까. 개념 없는 교육의 폐해는 수강생들의 부실한 실력으로 나타난다. 시스템에 적응해서 A 받는 애들은 많지만 걔네들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냐 하면 결코 아니다. 디시설 시험 성적에서 탑을 달리는 애들이 정작 실제 설계 프로젝트에서는 기초에 해당하는 질문을 하기도 하고 좀 개념이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인다. 시험 성적이 바닥에 가까운 나보다도. 시험 잘치는 기계로 만들 수는 있어도 내실을 갖추게 할 수 없는 교육 시스템의 문제다.
사실 나도 학점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는 안다. 교수랑 코드만 잘 맞춰주고 요점 암기식의 시험 공부에 친구를 적절히 활용하고 학점 잘 주고 로드가 적은 과목 찾아서 들으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얻은 학점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 머리에 쌓을 수 없는 지식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수강생들의 행태를 보면 목적은 오로지 학점 뿐인 듯 하다. 토론 과정을 높이 평가하는 수업에는 열심히 참여해서 토론하지만 안 그런 수업에서는 입 꾹 다물고 그냥 시키는대로 할 뿐이다. 레포트 내라 그러면 내용이야 어찌되었든 길게만 쓰려 할 뿐이고 어려운 숙제 나오면 친구 꺼 베끼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이게 국립 서울대학교의 현실이다. 이런 현실에 적응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랜만에 당신들의 대한민국을 다시 읽어봤다. 러시아의 대학과 우리나라의 대학. 부러운 면이 없지 않다. 학문은 없고 학점만 있는 대학. 이런 학점을 기준으로 인재를 선발하는 기업. 이러니 구직란과 구인란이 동시에 일어날 수 밖에.
2005.6.19.
우리가 잘못한 것은 스스로를 위해 싸울 수 없는 사람을 위해 싸워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 어 퓨 굿맨
톰 크루즈는 언제 봐도 멋있군.
2005.6.14.
드디어 시험 끝났다. 6시간 연속으로 팔을 혹사시켰더니 마지막 시간엔 팔이 아파서 글 쓰기가 힘들 지경이었지만 끝나니까 너무 홀가분하고 기분 좋다. 으하하하~ 이제 읽고 싶은 책을 맘껏 읽을 수 있겠군.
2005.5.20.
어제 법사상 고전 강독 시간에 역사 청산 이야기가 나왔는데 선생님이 독일에 갔던 이야기를 해주셨다. 마침 나치 청산에 대한 특별 행사로 관련 책이 쏟아져 나와서 대형 서점의 서가 하나를 점령하고 있었고 그걸 보고 있었는데 한 할아버지가 걸어오시더랜다. 한걸음 한걸음을 겨우겨우 내딛는 할아버지가 서가 앞아 서서 나치 부역자의 목록이 정리된 책 한 권을 뽑아들고는 뒷부분의 인덱스를 쭉 훝어보고는 갑자기 고함을 꽥 질렀다. "아직도 xxx가 안 들어 가 있어!" 순간 서점 전체가 고요해졌다. 그리고 사람들의 동작이 마치 정지된 것처럼 책장을 넘기던 채로 가만히 있었고 다들 소리 난 곳을 보고 싶어하면서도 감히 할아버지를 쳐다보지 못했다. 할아버지가 다시 힘겨운 걸음으로 그곳을 나가고 나서야 마치 정지 상태가 풀린 듯 사람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그 할아버지에도 놀랐지만 그 사람들에 더 놀랐다고 했다. 그 분위기, 마치 역사의 무게에 짓눌린 듯한, 할아버지가 무슨 말을 하는지를 모두가 알고 있는 그런 분위기. 그러면서 선생님은 우리 조상들이 나쁜 짓 많이 했지만 나치만큼 큰 죄를 저질러서 그 후손들이 역사의 무게에 짓눌리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 참 감사하다고 하셨다. 하지만 난 오히려 그 사람들이 일견 부럽기도 했다. 그들은 50년도 더 지난 역사의 무게를 아직도 피부로 느끼고 있는데 우리는 30년도 채 지나지 않은 5.18을 벌써 잊어가고 아직도 광주의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한국의 서점에서 친일 부역자에 대해 어떤 할아버지가 똑같이 소리쳤다면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미친 사람 취급? 외면? 우리의 역사 교육은 뭘 해왔는가?
2005.5.4.
드디어 중간고사가 끝났다!! 정말 어깨에 짐 하나는 던 것 같다. 예전에 수업도 들어가는 둥 마는 둥, 시험도 대강대강 칠 때는 수업 듣는 게 힘든 줄 몰랐는데 따라가려고 하니까 꽤 힘들다. 하지만 그런대로 공부하는 재미는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시험도 공부한 거에 비하면 그럭저럭 선방한 듯. 이제 놀아야지.
2005.5.1.
어제 자바서비스넷 엔지니어 모임에 갔다. 좀 늦는 바람에 사람들 소개를 제대로 못 들어서 얼굴이랑 이름이 잘 매치가 안된다-_- 좀 놀라웠던 것은 나라는 사람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JCO 회장인 양수열씨나 OKJSP 운영자 허광남씨처럼 꽤 유명한 사람들이 말이다. 허광남씨는 구글에서 내 이름 치면 쭈욱 나온다는 말까지 했었는데 그 말 듣고 직접 쳐보니까 대부분 국회의원 박영록과 탤런트 박영록에 대한 것들이었고-_- 대신 박영록, 자바로 검색하니까 내 글이 꽤 많이 나왔다. 네이버에서도 쳐봤는데 블로그에 내가 마소에 기고했던 글을 퍼올려둔 사람이 많았다. 10명은 넘는 듯. 알고보니 마소랑 ZDNet이 계약이 되서 마소 글이 ZDNet에도 게재가 되고 그래서 그 글이 여기 저기 퍼올려진 것 같다. 암튼 덕분에 내가 생각보다 많이 알려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는데 그걸 생각하니 좋기도 하지만 이제 좀 조심해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임은 토픽을 준비해온 사람들이 하나씩 발표하는 방식이었는데 솔직히 이 방식은 좀 싫었다. 한 주제에 대해서 한 사람이 오래 말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이 의견을 나누는 그런 모임을 기대하고 왔는데 발표 & 질답 식이 되어서 좀 지루했다. 첫 발표는 asset based programming이라는 것이었는데 내가 2년 전에 하려고 했던 것과 상당히 비슷했다. SI에서 발생하는 요구사항은 패턴화할 수 있는 것과 그럴 수 없는 것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체적으로 패턴화할 수 있는 것이 50%는 된다. 이 부분들을 자동화해서 빠르게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제시되었는데 내가 하려고 했던 것과 약간 다른 방향으로 훨씬 많이 진도가 나가 있었다. 난 주로 리팩토링으로 공통 부분을 클래스로 뽑아내는 방식을 썼었는데 이 발표에서는 템플릿을 이용한 코드 자동 생성을 제시했다. 난 CodeGenerationIsaDesignSmell 을 지지하기 때문에 쉽게 동의할 만한 내용은 아니었고 다만 이클립스 플러그인을 패턴 자동 생성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점은 인상적이었다.
이원영씨의 퍼포먼스 튜닝에 대한 이야기는 그 이론 정립이 역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정리된 이론이면 아마도 거의 모든 상황에서 병목 지점을 정확히 짚어낼 수 있을 것이다. 책으로 써내도 되지 않을까 싶다. 하드웨어에 대한 비용이 아주 크리티컬한 이슈가 되는 경우에는 정말 유용한 이론일 것이다. 모니터링 시스템인 제니퍼도 모니터링을 넘어서서 런타임 프로파일링을 일정 부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인 것 같다. 하지만 하니터에 비해 기능이 크게 많다고는 할 수 없는데 그에 비해 가격대가 너무 높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니터를 개량해서 오픈 소스로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랬다면 어땠을까나.
이희승씨의 MINA는 참 대단하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사실 관심사 밖이라 흥미가 일진 않았다. 그 외에 오고 가는 이야기들은 단편적으로 끝났다. 주제 하나에 여러 사람이 붙어서 열띤 토론을 벌이는 그런 모습이 좀 나왔으면 했는데 아직 다들 친밀한 사이가 아니다보니 쉽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그나마 모임 마치고 저녁 먹으면서 나눈 이야기들, 지하철에서 오면서 나눈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던 것 같다. JCO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다들 가정도 있고 직장도 있는데 비영리조직 활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다. 오히려 나 같은 학생들이 좀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2005.4.19.
4.19다. 수업 끝나고 오는 길에 보니까 4.19 마라톤을 시작하고 있었다. 근데 왜 꼭 4.19 마라톤 때마다 비가 오는 것일까. 뛴 게 두 번, 본 게 두 번인데 맑은 날이 없었던 것 같다.
한 XP 팀은 일주일에 26시간을 페어프로그래밍하고 2시간 정기 미팅, 4시간 개인 개발을 하고 나머지 8시간은 관리, 이메일, 업무상 호출, 비정기 회의, 휴식으로 보낸다고 한다. 이 정도면 표준적인 XP 팀이 아닐까 싶다.
회사 다니다가 학교 다니면서부터 시간 관리가 좀 어려워졌다. 사실 회사 다닐 때는 업무 시간이 딱 정해져 있고 업무 시간에는 업무만 생각하면 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은 공부를 하건 놀건 압박감이 없었다. 그런데 다시 학교 다니니까 수업 시간 외에도 숙제도 하고 공부도 해야하기 때문에 수업 외 시간의 부담이 커서 오히려 맘 편히 노는 시간이 없어져버렸다. 그나마 3월엔 슬슬 놀면서 따라갈 수 있었는데 본격적으로 숙제와 시험이 쏟아지기 시작하니까 시간 관리가 잘 안된다. 화요일은 아침 9시 수업인데 이날이 숙제도 제일 많다. 그러다보니 월요일 밤에 늦게까지 하고 아침에는 비실비실대기 일쑤다. 그래서 좀 바꿔보기로 했다. 아침형 인간! 이젠 오후는 웬만하면 다 잊고 그냥 놀기로 했다. 숙제가 남아도 무조건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하기. 일단 어제-오늘 사이는 절반의 성공이다. 작심 삼일이 될 것인가 새로운 해법이 될 것인가.
2005.4.16.
간만에 농구하러 갔다. 영주랑 준영이랑. 근데 이거 원 뛰지를 못하겠다-_- 대학교 때 체력 하나 믿고 뛰던 나의 농구가 이제 체력이 떨어지니 정말 초라해져버렸다. 근데 오늘 어떤 아저씨들이랑 올코트로 붙었는데 이 사람들이 뛸 때는 나보다 어려보였는데 나중에 이야기하는 거 들으니까 30대도 있고 나보다 대체로 나이가 많은 사람도 몇 있었다. 그 동안 내가 얼마나 체력 관리를 안해왔는지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30대 아저씨들한테 지다니. 이따가 중학생들하고도 붙었는데 얘네들하고 뛰니까 정말 따라갈 수가 없다-_- 최근 그래도 매일 30분 정도는 운동하고 있었는데 내 체력을 되찾기엔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는 것 같다. 매일 한 시간 정도 강도도 좀 높여서 해봐야겠다.
2005.4.11.
인류의 권리와 불굴의 진리를 변호함으로써 내가 압제 혹은 그에 못지 않게 유해한 무지에 희생된 비참한 자들 중 몇 명이라도 죽음의 엄청난 고통으로부터 구출해낼 수 있다면, 환희와 행복의 감정에 도취된 한 무고한 자의 감사의 눈물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경멸을 이겨내고 나를 즐겁게 할 것이다. - 체자레 벡카리아
2005.4.10.
오랜만에 C++ 하니까 자바가 너무 그립군.
2005.4.9.
오래 걷는 것, 오래 서 있는 것, 오래 앉아 있는 것, 오래 누워 있는 것, 오래 보는 것, 오래 듣는 것 등이 모두 수명을 손상시킨다. - <동의보감>
맞는 말인 듯.
2005.4.4.
디버깅은 테스트로 대체할 수 있다. - Kent Beck
2005.4.2.
최근 설득에 관한 책을 두 권 읽고 있다. 원래 처세나 자기 관리, 화술 등에 관한 책은 다 쓰레기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읽지 않았었는데 김창준 씨가 몇 권 추천을 하는 것을 보고 이런 책도 잘 찾으면 괜찮은 책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 물론 프로페셔날의 조건 같은 명저도 영향을 미쳤고. 그래서, 읽고 있는데 여전히 빛이 안 보인다. 현재의 난 최소한 상대방이 내 주장을 진지하게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고 기본적인 논리적 사고 능력만 있다면, 그리고 내 주장이 옳다면 충분히 설득할 자신이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는 아주아주 드물다. 내가 예전에 있던 팀은 그런 면에서는 나에게는 행운이었지만 그런 팀은 그다지 많지 않다. 대부분은 자신의 고정 관념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 관념을 지키려고 애쓴다. 이런 상황에서는 설득도 설득이거니와 토론의 순도가 떨어져서 짜증이 난다. 정말 순도 높은 토론으로 대립이 지속된다면 그건 정말 대립할 만한 일이기에 그런 것이겠지만 대개의 경우 긴 토론은 논점을 외면한다. 이런 경우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두 권의 책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사람들이 적이라면 좋은 일이지만 우리 편이라면 정말 우울한 일이다. 실제로 토론을 하게 되는 사람은 다 우리 편이기 때문에 신겐처럼 세상에는 바보들이 널려 있기 때문에 내가 천하를 노릴 수 있다는 식으로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설득의 달인이라는 사람들도 과연 그런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2005.4.1.
마소 3월호 기고
[패턴프레임웍XP]
2005.3.25.
2005.3.25.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지금 내가 듣는 수업들을 잠깐 평가해본다.
법사상 고전 강독 이번 학기 단연 최고의 선택이다. 내가 이제까지 교수를 비롯한 강의자에게 나보다 정말 많이 앞서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김창준 씨 이후로 처음이다. 물론 내가 법에 관해 잘 모르기 때문에 법대 교수의 지식에 미칠 수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학생들의 난상 토론 속에서 요점을 짚어내는 능력, 사려 깊은 커리 선택, 뛰어난 강의 운영 능력,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능력은 내가 아직은 따라갈 수 없는 것들이다. 아직 몇 주 안 지났지만 나에게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준 수업이다.
영미 단편 소설 강독 이번 학기 최악의 선택이다. 시간 강사의 한계마저 느껴진다. 토론식 수업이라는 강의계획서를 믿고 왔건만 실제 수업에서는 전혀 토론을 장려하지 않는다. 빡빡하게 배정한 일정은 에시당초 토론식 수업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마저 의심케 한다. 실력도 의심스럽다. 수업 한 번 할 때마다 꼭 하나씩 틀려서 학생들에게 지적을 받는다. 단순한 착각이라기보다 문맥을 짚어내는 능력이 부족하다. 게다가 창의성이 결여되어 있고 단순히 기존의 해석을 반복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내가 이 수업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그저 소설 몇 편 읽을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 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기대되는 것은 수강생 중 뛰어난 학생이 한 명 있고 나중에 그와 함께 Minority Report에 대한 발표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같이 준비하다보면 내가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디지털 시스템 설계 과거 10학점 짜리 과목으로 불렸었던 과목이고 F 받아서 재수강하는 과목이다. 하지만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채수익 교수는 복잡한 부분들을 제거하고 핵심적인 부분만 잘 가르치자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으며 학생들과 잘 호흡하면서 강의한다. 텀 프로젝트도 복잡도가 많이 낮아졌다. 사실 이전의 디시설 강좌는 난이도는 별로 높지 않았지만 복잡도가 높아 로드가 많이 걸리는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로드가 효과적으로 제거되었다. 어차피 디테일은 그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다 새로 배우게 되거나 혹은 책 찾아가면서 하게 마련이다. 굳이 이런 걸 강의시간에 소화시키려는 것보다 핵심에 대한 이해에 집중하는 스타일이 마음에 든다.
임베디드 시스템 아직까지는 그저 지루한 수업에 불과하다. 하나 인상적인 것은 내가 사려고 했던 타블렛 PC를 강의에 활용한다는 것 뿐-_- 다만 텀 프로젝트는 실제 ARM 프로세서를 가지고 하기 때문에 흥미로울 것 같다.
인식론의 이해 칸트를 읽어보고자 한 수업인데 이제야 겨우 칸트에 들어갔다. 다행스럽게도 강사도 칸트 전공자여서 앞으로는 칸트를 열심히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걸리적 거리는 수강생이 하나 있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은 좋은데 너무 강의의 흐름을 끊는다. 오히려 스스로 좀더 깊이 생각을 해보고 교수와 짧게 대화를 나눈다면 더 얻는 것이 많을 텐데 너무 건건이 교수에게 물어서 답을 얻으려 하거나 때로는 강의 방향에서 너무 먼 질문들을 던져 진도를 느리게 만든다.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무언가 배울 수가 있을까? 어쨋든 교수는 처음에는 일일이 답해주다가 그러다가는 진도를 못 나갈 것이라는 걸 깨닫고 이제는 잘 제제해가면서 수업한다. 최소한 철학에 대한 기본 개념은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언어의 이해 2학점 짜리 남는 거 찾다가 신청한 과목. 강의는 지루하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그럭저럭 배워둘 만 하다.
2005.3.24.
[HowToMeasureProgrammerProductivity]
2005.3.18.
독도 때문에 시끄럽다. 다케시마의 날과 대마도의 날이 한 판 붙는 것인지. 옛날 영토를 되찾자는 주장이 과연 설득력이 있는가? 사실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기에 역사적 사실은 따질 필요조차 없는 일이다. 현재 우리가 이미 통치하고 있는 영토이기 때문이다. 일본 입장에서 이를 되찾는다고 말하지만 이것은 남의 영토를 빼앗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사실 이런 의미에서는 한국 사람은 일본을 욕할 자격이 없다. 고구려 옛 영토를 되찾자는 주장이나 대마도를 되찾자는 주장이나 결국 일본의 다케시마 주장과 똑같은 수준에 불과하다. 마산 시의회는 대체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지. 맞불은 잘 놓으면 위기에서 벗어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잘못 놓으면 더 빨리 죽는 수단에 불과하다. 결국 마산의 수준도 시네마현의 수준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셈이다. 고토 회복 주장은 곧 전쟁 뿐이다. 영토를 빼앗겨서도 안되지만 남의 영토를 빼앗으려 하는 것은 결국 일본과 똑같은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2005.3.5.
드디어 PDA를 샀다. 샤프의 [자우루스SL-5500]. 중고로 21만원. 23만원에 내놨던 걸 2만원 깎았다. 더 깎을 수도 있었지만 팔러온 학생이 착해보여서 깎다 말았다. 쓰지도 않은 새 거라는데 깎기 좀 미안하기도 하고. 오는 길에 좀 해봤는데 이게 웬걸, 화면에 찍는 위치랑 클릭되는 위치가 달랐다. 당황한 나머지 다시 그 학생을 부를까 하다 좀더 살펴보니 보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보정하고 나서 이것저것 써보니까 생각보다 좋았다. 필기 인식도 잘 되고 화면도 좋고 크기도 딱 좋다. SD 카드를 쓸 수 있어서 디카 메모리 카드랑 호환도 된다. 밑에 사진은 디카 싱크가 고장나서 디카로 찍고 메모리 카드를 PDA에 꽂아 싱크시켜서 받은 것.
[http://youngrok.com/wiki/pds/자우루스,_키보드_오픈.jpg 자우루스 키보드 연 화면]
2005.3.2.
마소 2월호에 기고한 글.
[웹프로젝트개발환경구축]
2005.3.2.
개강했다. 간만에 눈이 펑펑 내렸고 간만에 8시에 일어나서 아침을 먹었고 간만에 학교를 갔다. 기분이 좋았다. CR에도 들렀다. 날 반겨준 건 배준석. 그리고 곧이어 들어온 우종은. 98 둘과 00 하나, 이것이 2005년 CR의 풍경으로 적합한가-_-
수강 신청 변경을 했다. 우선 디지탈시스템설계는 재수강해야하기 때문에 필수였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성과 사회, 정치학개론 등 12학점 신청해둔 상황. 정치학개론은 오늘 아침의 인상으로는 별로였다. 교수가 된지 얼마 안되는 사람인 듯 했고 말하는 게 열라 지겨웠다-_- 디시설은 채수익 교수였는데 첫 인상은 상당히 좋았다. 다소 중언부언하긴 했지만 핵심을 잘 이야기했고 강의 준비하는 거라든지 강의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을 볼 때 낡은 틀에 갇혀 있는 교수는 분명 아니었다. 그는 임베디드 시스템, 컴퓨터 구조론, 운영체제, 컴파일러 등의 과목을 권장했다. 컴파일러는 다음 학기에 삼수강으로 들어야하고 나머지도 꽤 흥미가 있는 부분이라 들어보기로 했다. 임베디드 시스템이 월수 오전에 있어서 월수 1교시인 정치학개론은 드랍했다. 흐흐, 지겨운 교수여 안녕~
이제 남은 건 교양을 고르는 일이다. 컴공 전공을 들어볼까도 했지만 강의계획서들을 보고 좌절했다. 역시 프로그래밍에 관해서는 학교에서 배울 게 그다지 많지 않아보인다. 최신 방법론이랍시고 CBD를 들먹이는 건 도대체 언제적 이야기인가. 울과 전공은 거의 다 들었거나 관심 없는 것들. 교양을 뒤적이다가 인식론의 이해를 발견했다. 한자의 홍수에 좌절했던 순수이성비판을 다시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다. 오케이. 영도가 고급 영어 작문을 추천했는데 내 수준에선 무리라고 판단되었다. 그러다가 기술 논문 작법에 관한 강좌를 발견했다. 일단 넣었는데 웬지 좀 못 미덥다. 1학년 때 접해본 국어 관련 교수들의 수준을 생각하면 학교에서 이런 강좌를 듣는 것이 도움이 될까 싶기도 하다. 글 잘 쓰는 교수가 있어야 잘 가르칠 꺼라는 믿음이 생기지. 그러다가 영어 단편 소설 강독을 발견했다. 마침 기술 논문 작법이랑 겹친다. 당근 영어 단편 소설 강독 선택. 그리고 또 돌다가 법사상 고전 강독을 발견했다. 이번 학기는 책 읽다가 다 가겠군. 등록. 마지막 2학점 채울 걸 찾았는데 2학점 강좌가 왜 이리 줄었지. 체육 두 개를 들을까도 했지만 시간표 맞는 게 없었고 다 꽉 차 있었다. 4학년이면 다 추가로 등록해주지만 그런 수고를 할 정도로 듣고 싶진 않았고 그러다가 언어의 이해를 발견했다. 강의 계획서가 의외로 괜찮아서 등록했다. 17학점 주4 월화수목에 모두 4시 이전에 끝난다. 시간표는 이 정도면 훌륭한 듯.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책도 많이 읽어야하고 전공도 꽤 빡센 강좌 둘이다. 예전에 디시설 10학점 짜리라고 하던 게 생각난다. 머, 어쨋든 수강신청 다 하고 수업 들을 생각하니까 약간 들뜬다.
2005.2.27.
PDA를 살지 노트북을 살지 고민이다. 휴대성은 의외로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삼성 센스 Q30은 배터리 포함해서 1.2kg에 불과하다. A4도 제대로 안 들어가는 내 가방에도 무리 없이 들어간다. 정말 이건 명품이다. 보면 사고 싶은 생각이 팍팍 든다. 단지 239만원이란 가격이 좀 압박일 뿐. 하지만, 노트북은 뭔가 하려면 가방에서 끄집어 내서 어딘가에 놓고 뚜껑을 열고 켜야한다. 호주머니에서 꺼내서 바로 끄적일 수 있는 PDA에 비하면 휴대성 자체는 별 차이 없다해도 작업을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다. 게다가 훨씬 싸다! 하지만 노트북처럼 완전한 컴퓨터로서의 장점은 가질 수 없다.
넥시오는 꽤 괜찮다.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크기가 좀 크다는 느낌이다. 물론 거대한 다이어리나 프랭클린 플래너에 비하면 훨씬 작고 편리하지만 포켓 싸이즈인 다른 PDA들에 비해서는 좀 크다. 사실 샤프 자우루스를 사고 싶었는데 이건 국내에서 정식으로 취급하는 곳을 찾기가 너무 힘들었다. 중고로 살까 생각도 해봤지만 A/S가 걸린다. 넥시오는 삼성 디지털 플라자가 곳곳에 널려 있다. iPAQ은 싫다. 웬지 그냥 싫다-_- 아..고민..고민..
2005.2.27.
YMCA 여성 참정권이 부결됐단다. 어이가 없다. 아직까지 여성에게 참정권이 없는 단체가 있었다니. 역시 기독교 집단답다.
2005.2.18.
Welcome to the real world. It sucks, but you'll love it. -- 모니카, 프렌즈 I
2005.2.18.
자바 컨퍼런스에 다녀왔다. 일은 그만두었지만 프로그래머를 계속할지도 모르고 어쨋거나 지금은 재미 있는 것이니까. 작년에 꽤 재미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어느 정도 기대감을 갖고 갔다. 처음에는 토론 트랙에 참여했다. 주제는 한국 시장에 맞는 프레임워크. 하지만 토론에서 얻을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참여자 한 명이 각자의 프레임워크에 대한 소개를 해보자고 했고 난 이게 각자 1~2분 수준에서 짧게 끝나고 본격적인 논의로 들어가길 바랬는데 각자 자신의 프레임워크를 자랑하고 싶었는지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배우러 온 것인지 가르치러 온 것인지. 머, 나 역시 크게 예외는 아니었다. 정작 내 차례가 되니까 짧게 얘기하고 넘어가야지 하면서도 4~5분은 소비한 것 같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논의는 별로 못해보고 논의가 점점 지루해져서 그만두고 나왔다. 하지만 그로 인해 내가 프레임워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는 되었던 것 같다. 당시 XP 계열의 사람 한 명이 초반부에 참여했었는데 논의의 방향이 지루하게 흐르자 바로 떠나버렸었는데 나도 그랬어야 했던 것 같다.
이게 끝나자 세번째 세션이 되었고 김창준씨의 강의를 들으러 갔다. 그의 강의는 두 번 들었는데 두 번 모두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었다. 그리고 xper과 노스모크에서 접하는 그의 생각들을 보면 그의 깊은 식견을 느낄 수 있다. 내가 취직한지 얼마 안되서 자바서비스넷에서 이원영씨의 글들을 보면서 그 깊이에 감탄하고 도대체 저 사람을 언제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3년이 지난 지금은 스스로 당시의 이원영씨의 수준은 충분히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것은 내가 후학이기 때문에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었던 것이긴 하다. 그런데 김창준씨의 글들을 보기 시작한지는 1년이 넘었는데 아직은 거리감이 많다. 2년쯤 더 지나면 좀 달라질까?
이번 세션이 작년만큼 재밌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XP에 관해서는 많이 발전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여전히 그가 보여주는 식견의 깊이는 깊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work, play, practice의 구분이다. 난 프로그래머는 직업에서의 프로그래밍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TDD도 일에서부터 바로 적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work 외에 practice에 투자하는 시간이 그의 전문가로서의 능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말을 들으니 과연 맞는 말 같다. 내가 work 외에 투자했던 시간들이 생각해보면 나를 한 단계 진보시키는 시간들이었고 work에서는 자잘한 경험들을 얻긴 했지만 큰 깨달음을 얻은 경우는 시간 비례에 비하면 훨씬 적다. 그러고보면 회사 차원에서도 업무 시간의 일부를 practice, play에 투자하도록 권장하는 것이 어떨까 싶다.
2005.2.4.
간만에 책 정리를 했다. 책상 청소도 하고 필요없는 것들은 죄다 내버렸다. 책상이 한결 깔끔해졌다. 역시 정리를 잘하는 비결은 필요 없는 것을 빨리 버리는 것 같다. 예전엔 책은 절대 안 버린다는 고집이 있었는데 요즘은 다 읽은 책이나 앞으로도 안 읽을 책은 책 자체가 가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일은 옷 정리를 해야지.
2005.2.1.
마소 1월호에 기고한 글. [자바웹프로그래머의기본]
2005.2.1.
어제 회사를 관뒀다. 일단 집에서 쉴 수 있으니 좋긴 한데 뭔가 무기력해진 느낌이다. 이제 치열하게 뭔가를 해도 돈이 안 나온다-_- 어쨋든 일단은 좀 쉬자.
일기장/2005년12월-2006년5월
2006.5.28.
이 얼마 만에 갖는 여유로운 시간인지. 나름대로 파란만장했던 백수 생활이 끝났다. 내일부터 다시 일할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한다.
짧은 시간에 참 많은 일을 겪은 것 같다. 머리 속에서 파노라마처럼 막 지나가는 것 같다.
2006.5.21.
나 이제 이곳저곳 헤매는 건 그만 둘래. 앞만을 보고 달려 나갈 꺼야. 막다른 길에 서게 되면 그 때는 그 때 일이라고. -- 강철의 연금술사
2006.5.18.
TEPS 성적이 나왔다. 756점, 2+ 등급. 2+ 등급이 뭔지 찾아봤더니
{{|외국인으로서 상급 수준의 의사소통능력:단기간 집중 교육을 받으면 일반 분야업무를 큰 어려움없이 수행할수 있음.(Advanced Level of Communicative Competence)|}}
이런 정도. 토익으로 환산하면 800점 좀 넘는 수준 정도 되려나. 실망과 만족이 동시에 느껴지는 점수지만 어쨋든 딱 내 실력만큼 나온 것 같다. 900을 넘기려면 얼마나 더 공부하면 될까나.
2006.5.15.
[http://altlang.org 대안언어축제]에 자봉으로 참가하려고 했는데 어쩌다보니 대자봉이 되버렸다. 그냥 참여가 아니라 굳이 자봉으로 참여하려 했던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이런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 참여를 해보고 싶었던 것이고 또 하나는 이런 행사에 자원봉사하는 사람들이 어떤 모티브로 움직이는지 궁금해서 직접 경험해 봄으로써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이런 경험이 전혀 없다는 것. 그래서 사실 대자봉 자원하라 그럴 때 하고 싶은데도 망설였는데 시간 제일 많은 게 나라 지목당할 수 밖에 없었다-_- 어쨋든 다시 한 번 내 능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2006.5.8.
텝스를 쳤다. 영어 시험이란 걸 쳐본 것은 이게 처음이다. 사실 시험 형태라든지 그런 것도 잘 모르고 그냥 갔다. 일주일 전에 신청하고 공부 좀 할라 그랬더니 부산과학고 문제로 부산 내려가고 번역 작업하고 하다보니 하루 전에야 겨우 시간이 났는데 그날 또 변여주 결혼식 갔다가 술 한 잔, 결국 제대로 공부한 건 하나도 없는 셈이다. 하지만 오히려 내 영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까발려주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일단 지금의 감상은 두 가지, 내가 생각보다 영어를 잘한다는 것, 그리고 생각보다 영어를 못한다는 것. 이 모순된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시험은 듣던대로 스피드 퀴즈였다. 또박또박 읽어주는 토플 테이프 듣다가 텝스 들으니 못 알아 듣는 표현이 적지 않았다. 방송 상태도 평소에 MP3 듣던 것보다 나빴고. 결국 온실 속 듣기 실력이 아니라 진짜 듣기 실력이 있어야 점수 좀 나올 것 같다. 문제 자체의 난이도는 아주아주 쉬운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시간이 촉박해서 난이도에 비하면 점수 내기 힘들다. 세 문제를 못 풀었는데 중간에 화장실 갔다 오느라 4분 쓴 거 생각하면 그렇게 못 따라갈 정도는 또 아닌 것 같다.
읽기는 전부 웬만하면 지문 다 읽으면서 풀었다. 어학원 다닐 때 텝스 선생님이 텝스는 그렇게 풀면 안되고 중요한 것만 찝어내서 풀어야 한다고 했는데 역시 그건 별로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다. 그렇게 훈련해서 풀어낼 실력을 갖출 노력으로 그냥 영어 공부를 정석대로 하는 게 훨씬 효과가 클 것이다. 어차피 지문 다 읽어도 시간 내에 풀 수 있다. 언어란 게 문맥으로도 읽는 것인데 주어 동사만 읽는다고 전체 다 읽는 것보다 그렇게 시간이 절약되는 것도 아니다. 하여튼 아직도 그런 구닥다리 영어 교육을 다른 곳도 아닌 서울대 어학원에서 하고 있다는 사실이 짜증스럽다.
근데 독해 부분 거의 1분당 한 문제씩 풀었는데 화장실 때문에 어휘에서 10문제를 못 풀어서 시간 좀 남기려고 한글책 읽는 것처럼 좀 속독을 해봤다. 이런 시도를 한 건 처음인데 의외로 속도 향상이 있었다. 요즘 계속 번역하고 영어 소설 읽고 메일링 리스트 들여다보고 하다보니 읽는 속도가 좀 는 것 같다.
2006.4.27.
이번 일로 나도 깨달은 것이 많다.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하면 그건 이미 무너지기 시작하는 것이라는 것. 늘 자신만만했지만 그렇다고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 불안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굴복했던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이다. 내 인생에서 기억해 둘만한 패배인 것 같다.
2006.4.26.
XP Explained는 Value와 Principle, Practice를 구분하고 있다. 달성하려 하는 것은 Value, 그 Value를 달성하기 위해 지켜야 하는 원칙이 Principle, 그리고 그 Principle에 따라 행해지는 실제 활동이 Practice이다. 사실 이것은 비단 XP 뿐 아니라 모든 활동에서 생각해야할 부분이다. 하지만 때때로 Practice에 얽매여 Principle을 훼손하거나, Principle에 집착해서 Value를 저버리는 경우가 있다. 정말 추구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는 이미 잊어버리고 하위 개념에만 집착하면 결국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이미 가진 것마저 잃게 된다.
2006.4.23.
중학생들이 두발 자유화로 시위를 한다. 이제 자유화된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가. 시위 하는 김에 교복 자율화도 하지.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멋있다. 나는 중학생 때 그런 건 생각도 못했었다. 이제 교사들도 좀 시대에 맞춰가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2006.4.1.
한 이틀간 MVP에 매달렸다. 타임로그 만들던 걸 MVP를 목표로 리팩토링하기. 정말 어떻게 리팩토링 해야할지 알 수 없던 코드들이 MVP와 mock obejct, interface의 활용, 그리고 좋지 않은 테스트의 조건들을 피해가려는 노력을 통해 점점 변해갔다. 이제 presenter에는 SWT import가 완전히 사라졌고 그럼에도 view는 아주 stupid해졌다. 테스트 개수는 줄었지만 presenter에 대한 신뢰도는 더 높아진 것 같다. 이제 테스트 코드도, 실제 코드도 훨씬 알아보기 쉬워졌다. 아직도 좀더 가야할 길이 남아 있지만 어쨋든 이제 길을 찾긴 했다.
이걸 해보면서 패턴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말로만 듣던 MVP, 하지만 제대로 알고 있지 않던 상태에서 분명 bad smell은 느끼고 있는데 어떻게 리팩토링해야할지 잘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한동안 메일링 리스트도 뒤지고 MVP도 찾아보고 패턴도 몇 가지 복습한 후 다시 달려들자 어떻게 해야할지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패턴을 몰라도 작은 리팩토링은 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큰 규모의 리팩토링은 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패턴에 대해 의사소통 수단 이상의 가치를 발견했다고 할까.
2006.4.1.
운동하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한 다리 스콰트를 해봤다. 오오, 성공. 의외였다. 하는 김에 한 팔 푸샵도. 의외로 가뿐하게 몇 개 된다. 원래 한 팔 푸샵은 왼팔만 한두 개 정도 겨우 가능했는데 양팔 다 세 개 정도는 어려움 없이 된다. 며칠 꾸준히 운동한 효과가 나타나는 건가. 턱걸이도 좀 늘었으려나. 데드리프트와 밀리터리 프레스는 확실히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역시 비싼 돈 주고 헬쓰클럽 다니는 것보다 맛스타드림팀 시키는대로 하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
맛스타드림팀과 워드 커닝햄, 전혀 다른 분야의 사람이지만 가만히 보면 통하는 구석이 많은 것 같다. 운동과 프로그래밍도 수련이라는 관점에서는 아주 비슷하다. 고행이 아닌 즐거운 수련.
2006.3.31.
최고의 운동은 지금껏 하지 않은 운동이다. –찰스 스텔리-
2006.3.27.
키보드가 맛이 가고 있어서 키보드 바꿨더니 헷갈린다. 한영키가 너무 오른쪽에 있다. 스페이스바가 이렇게 길 필요가 없을 텐데. 담엔 키보드도 좀 비싼 걸로 사볼까나.
2006.3.27.
좋지 않은 UnitTest의 조건.
- It talks to the database
- It communicates across the network
- It touches the file system
- It can't run correctly at the same time as any of your other unit tests
- You have to do special things to your environment (such as editing config files) to run it.
UnitTest와 AcceptanceTest가 JUnit 안에 같이 섞여 있는 것이 좋을까? 아니면 분리해두는 것이 좋을까?
2006.3.24.
난 중요한 결정을 충동적으로 내리는 경향이 좀 심한 것 같다. 늘 그래왔다. 생각할 시간은 많이 갖지만 정작 생각은 별로 깊이 하지 않고 뭔가 하나 떠올라서 그게 맞다 싶으면 거의 즉각적으로 결정해버린다. 그리고 결정하면 바로 실행에 옮긴다. 결정 후 행동하기까지의 시간이 짧다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결정하기까지의 시간은 긴대도 결정은 충동적이다. 그래서 가끔 수습해야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제까지의 충동적인 결정들이 결과적으로 별로 나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번 결정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어쩌면 문제는 결정 그 자체의 선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행동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쁜 결정이라도 좋게 만들면 그만이다. 자신에 대한 믿음, 그런 게 필요한 것 같다.
2006.3.21.
요 며칠 운동을 꽤 열심히 했는데 할 때마다 이상한 게 생각보다 땀이 안 난다. 예전에 한창 운동할 땐 10분만 운동해도 땀이 줄줄 흘렀는데 요즘은 한 20분 운동해도 땀이 찔끔찔끔만 난다. 생각해봤더니 문제는 운동 강도에 있었다. 예전에는 10분 동안 농구를 하더라도 10분 내내 쉬지 않고 뛰고 슛하고 그랬는데 이젠 하다가 좀 힘들면 천천히 걸으면서 간간이 슛이나 던지는 식이다. 이제 10분 내내 전력을 다해 뛸 만한 체력도 안되는 것이다. 이젠 운동을 안하는 기간이 좀만 길어지면 체력이 떨어지는 게 정말 피부로 느껴진다. 어쨋든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고는 있다.
4~5일 정도 프로그래밍에 몰두했다. 애자일 컨설팅에서 얻은 것들을 체화시키고 싶었기 때문에 꽤 열심히 매달렸다. 확실히 직접 프로그래밍을 해보는 것과 그냥 머리로만 아는 것의 차이는 크다. TDD 스킬은 비약적으로 발전했지만 아직도 목표치와는 거리가 너무 크다. 좀더 실제적인 문제에서 프로그래밍을 해보면서 경험을 쌓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SWT는 인상적이다. 많은 자바 프로그래머들의 고정 관념을 때려 부수고 있다. 프로퍼티들을 전부 public field로 쓰면서 자바 빈즈 스타일을 무시하고 있고 자바의 WORA를 일정 부분 깨뜨리는 것처럼 보인다. 상수도 개별 클래스로 흩어놓는 것이 아니라 한 클래스에 죄다 몰아 놓았고 죄다 그냥 int로 선언되어 있다. 어찌보면 비 객체지향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직접 쓰다보면 Swing보다 편하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Swing을 처음 써볼 때와 비교하면 learning curve도 훨씬 짧다. 다만 그냥 쓰기에는 좀 low level API라서 적절한 wrapping이 필요할 것 같다. 그래서 JFace가 존재하는 듯.
J 언어는 매일 조금씩 보고 있다. 재미는 있지만 당장 UI를 갖춘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려면 learning curve가 적지 않을 것 같아 그런 면에서 의욕은 조금 떨어진다.
매일 자신에게 유용한 프로그램 하나씩 만들기. 아직 내가 하루에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의 범위는 너무 작다. 좀더 수련이 필요하다.
ppt를 스토리카드 대용으로 쓸 수도 있을 것 같다. 전체 상황을 그래프 같은 걸로 보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도 있을 테고.
2006.3.13.
Negative feedback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 대전에서 교육을 진행하면서 Negative feedback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긍정적인 자극을 중심으로 하되 가끔 negative feedback으로 자극을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배우고 싶은 것이 늘었다.
- Ruby
- J
- Mock Framework
- Io
2006.3.2.
어쩌다보니 넷빈즈를 써보고 있다. 써본 소감은... 몇 달전 이클립스와 넷빈즈의 통합 협상에서 그냥 Sun이 패배를 인정하고 넷빈즈가 이클립스에 흡수통합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는 것. IDE로서의 기본 기능에서 이클립스가 월등히 앞서 있다. 웹 프로그래밍이나 GUI Editor 같은 기술셋은 넷빈즈가 좀더 앞서지만 기본에서 뒤지면 다 소용 없는 것. 속도도 넷빈즈가 많이 느리다. 그런데 오래 쓰면 이클립스는 점점 느려지는데 넷빈즈는 그렇지 않은 것 같긴 하다. 또 리눅스에서는 넷빈즈가 더 빠른 것 같기도 하고. 머, 하여튼 선택하라면 여전히 이클립스.
2006.2.21.
The Pragmatic Programmer를 다 읽었다. 독서지도를 보니 작년 2월에 읽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 4개의 chapter는 너무 재밌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는데 그 이후로 너무 띄엄띄엄 읽어서 제대로 읽지 못하다가 오늘 남은 마지막 chapter를 읽었다. 이 책이 처음 나온 1999년에 읽었더라면 정말 한 줄 한 줄에 감동하면서 읽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크게 감흥이 일진 않는다. 훌륭한 책이구나 싶긴 하지만.
모르는 단어가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이런 류의 서적을 읽으면서 모르는 단어가 이렇게 쉴새 없이 나온 경우는 처음이다. 여러모로 공부가 되는 책이다. 오늘은 읽으면서 마치 강의하는 것처럼 해봤다. 마지막 chapter에 그런 문체의 글이 많아서 그런지 상당히 내용이 잘 들어오는 느낌이다. 이렇게 읽으면 영어 공부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다른 책도 해봐야지.
2006.2.18.
외국어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의 오류를 지적하는 것은 학습자의 발화 의지를 약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어떻게 보면 아주 일반화시킬 수 있는 말인 것 같다. 오류를 지적하지 않고 스스로 수정하게 유도하는 것.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2006.2.17.
머, 어쨋든 이제 고민은 일단 종료다. Just do it.
2006.2.11.
이틀 전 재규를 만났다. 사업을 시작했다는데 내가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같이 해볼 생각도 좀 들고 사업이라는 걸 시작한 넘의 스토리도 좀 들어보고 싶어서 함 보자 그랬더니 서울 오는 길에 우리집에 들렀다. 확실히 사업을 하다보니 내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한 통찰력이 있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CEO. 내가 기업의 의사 결정은 민주적이 되어야 한다는 말을 하니까 원래 CEO가 Chief Executive Officer인데 이건 decision making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decision을 집행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면서 권력 자체는 구성원 모두에게 분배되고 경영진은 그 권력에 의한 결정을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정말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아직 거기에서 거리가 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영진이 무언가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그 때문에 경영의 가치는 과대평가되고 분배의 불균형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경영진은 과도한 책임을 떠맡게 되고 경영진의 판단 착오의 대가도 크게 치른다. 정치 체제에서 민주주의가 지금껏 나온 가장 좋은 체제라면 기업의 체제에서 민주주의가 아니어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2006.2.6.
생활비의 압박이 심해진다. 또 주식에서 빼 써야 하나. 한 달은 더 참아야 웬만큼 이익볼 수 있는데 계속 조금 이익 보는데로 생활비로 빼 쓰니 한 편으론 놀면서 생활비 번다는 생각에 괜찮기도 하지만 한 편으론 돈이 안 늘어나니까 서글프다. 일단 그냥 현실에 타협하고 안주하고 싶은 생각도 가끔 든다.
유시민 자질론을 보면 참 갑갑하다. 왜 장관 자질을 따지는데 장관할 능력이 있는지는 아무도 문제 삼지 않으면서 연금이니 소득 공제 같은 걸 걸고 넘어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것도 도덕적으로 남을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운 한나라당에서 그런 말이 나오니 어이가 없다. 민노당조차 그런 걸로 시비를 거는 걸 보니 민노당도 똑같은 수준이다. 나중엔 혹 내가 정계로 진출하거든 틀림 없이 전기세 장기 연체했다고 도덕성 문제 있다는 비난을 받겠지. 씨바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편하게 살아온 놈들이 뭘 안다고 지랄이야.
마호메트 만화건도 참 양쪽 다 한심스럽다. 다른 나라 사람이 신성하게 여기는 것을 비웃음거리로 만들고 왜 아랍인들이 테러를 저지르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볼 지성조차 갖추지 못한 덴마크 신문의 수준이나 그걸 가지고 덴마크 대사관에다 갈구고 지랄하는 무슬림들이나 둘다 똑같은 놈들이다.
2006.2.2.
과거를 기억하지 않는 자는 그 과거를 다시 살게 된다. - 아우슈비츠 형무소 앞에 적혀 있다는 말.
2006.1.24.
예전에 한빛미디어에서 받은 책들을 훝어보고 있다. C# 프로그래밍. 책 자체는 별달리 특별한 점을 담고 있지 않다. Learning Python 같은 훌륭한 입문서를 기대했는데 약간 실망. C#이라는 언어 자체도 좀 실망이다. C++과 똑같은 단점을 갖고 있다. C++의 단점이 뭐냐고? 문법이 너무 복잡하고 많다는 것이다. 멀티 패러다임 언어. C++ 문법을 거의 다 가져왔고 C#은 포인터조차 제거하지 않았다. 비록 거의 쓸 일이 없긴 해도. C의 단순 명쾌함이 C++보다 끌리는 요즈음 언어는 일단 단순하고 봐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namespace 문법도 C++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맘에 들지 않는다. 자바 닮으려면 package 개념이나 좀 가져올 것이지. 비주얼 베이직에서 가져왔다는 프로퍼티 개념 하나는 괜찮아 보인다. 현실적으로 C#은 자바에 비해 별다른 장점이 있는 것 같지 않다.
groovy를 오랜만에 다시 봤는데 요즘 파이썬 만지다가 봐서 그런지 블럭에 중괄호 쓰는 게 상당히 거슬린다. 파이썬의 블럭 처리 방식은 생각보다 정말 유용하다. 이를테면..
if (condition) process();
이런 코드에 로깅 코드 하나 삽입하려면
if (condition) { process(); log.debug("good job"); }
이렇게 해야 한다. 한 줄 추가하는데 두 줄이 추가로 더 늘어나는 것이다. 이 부담은 생각보다 크다. 파이썬이라면
if condition: process();
if condition: process(); print 'good job'
추가 입력 타이핑 횟수가 훨씬 적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 코딩하다보면 이 문제 때문에 if 문 안에 한 줄로 써놨던 걸 고칠 때는 상당한 저항감이 생긴다. 파이썬 블럭은 이러한 저항감이 거의 없다. 엔터 한 번 쳐주면 그만이다. 고정 관념에 작은 변화를 하나 주는 것이 code의 agility에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루비는 다시 접었다. 어쨋든 파이썬이 거슬리는 점이 있긴 해도 현실적으로 무언가를 가장 빠르게 해낼 수 있는 언어임은 틀림 없는 것 같다. 파이썬에 좀더 익숙해지면 문법이 제일 깔끔하다고 소문난 루비를 배워볼까 싶다. 함수형 언어는 그 다음.
인포메이션 아키텍처에 관한 책도 한 권 읽었다. 쓰윽 훝어보면서 자세한 내용은 많이 생략하고 봤다. 감상은..그냥 잘하면 되는 문제를 전문 분야화(?)하려고 참 애 많이 썼다는 정도? 중요한 게 뭔가를 짚어주는 의미는 있지만 어떻게 하면 그 중요한 부분을 잘해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잘' 이외에 별다른 방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런 건 통계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 그냥 가설에 불과하다. 고객은 우리가 상상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2006.1.13.
어린 시절이 점점 짧아지는 거 못 느껴? 그게 누구 잘못이야? - CSI 5
2006.1.11.
주식투자 수익이 드디어 200만원을 넘어섰다. 나중 100만원은 거의 500만원으로 투자해서 얻은 수익인 걸 생각하면 수익률은 주가 상승률을 꽤 상회한다. 원래는 200만원 넘으면 빼서 노트북 사려고 했는데 돈이 점점 불어나는 걸 보니 돈을 빼기가 싫어진다. 이래서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구두쇠가 되는 걸까.
One can do, I can do. - The Edge
어떤 것을 도입할 때 꼭 실패 사례부터 찾아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이 더 객관적인 시각을 가져다 주리라는 믿음에서일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실패 사례가 아니라 성공 사례이다. 누군가 성공했다면 나 역시 성공할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는 그런 것들, 그런 게 세상엔 많다. 실패 사례를 보면서 '봐, 저 사람은 그렇게 해도 실패했잖아' 한다면 그 사람은 한발짝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2006.1.2.
어학원에서 오늘부터 TOEFL 강좌를 시작했다. 첫 시간은 Reading/Structure. 지난 번 TEPS 강좌 했던 선생님인데 여전히 약간 지루하다. 영어 공부는 역시 강의식보다는 독학이 바탕에 깔린 스터디가 효율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 Listening. 으, 좌절이다. Part A는 한 번 해본 적이 있어서 어떤 건지 알고 있었는데 Part B는 오늘이 처음. 난 TOEFL에서 이렇게 긴 지문이 나오는 줄 몰랐다-_- 끝도 없이 이어지는 지문에 좌절. 고유명사를 제대로 구분해내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그 길이에 너무 당황했다. 이제 끝나겠지 이제 끝나겠지 하는데 절대 안 끝나는-_- 대략 3분 정도 되는 길이인 듯 했는데 한 10분 쯤은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예상대로 Part B의 점수는 반타작-_- Part A는 거의 다 맞춰서 총 18/25, 72%. 내가 이렇게 영어를 못하는 줄 몰랐다. Part A 공부할 땐 내가 영어 잘하는 줄 알았는데-_- 지금 상태로는 Native 수준의 영어 실력은 너무나도 멀리 있다.
2005.12.30.
http://ohhara.sarang.net/history/info/ohhara_job_japan.htm 일본 취업기. 좋은 글인 듯
2005.12.27.
http://mibeak.com.ne.kr/udong/udong-2.html 내 건강 문제의 원인이 척추에 있지 않나 싶다. 자세 교정부터 해야할 듯.
2005.12.25.
이틀 만에 인터넷에 들어왔지만 별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세상은 생각보다 느리게 변한다?
Outlook과 PDA를 쓰면서 늘 뭔가 부족함을 느꼈다. 이건 아닌데. 일정과 할일의 구분이 뭔가 불만족스러웠다. 그런데 시간관리 인생관리를 읽고 나서 그 문제가 뭔지 깨달았다. 하지만 아직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 어떻게 개선해야할지도 대략 감은 잡히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일단은 Outlook에 기대서도 어느 정도는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어쨋든 이 문제에 시간을 좀더 투자해야할 것 같다.
2005.12.18.
황우석이 이제 술자리에서 조롱 거리로 전락했다. 과학계에서 나오는 이야기로는 지금 황우석의 발언이 모두 사실이라해도 과학계에서 추방할 만한 문제라고 한다. 과학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행동이기 때문에. 만약 지금 황우석이 모든 것을 밝히고 물러난다면 우린 그를 용서해야할까? 신뢰 사회를 깨뜨리는 거짓말은 분명 강도 높게 처벌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하는 법인데 이 문제로 과학계에서 매장된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것일까? 재기의 기회를 주어야하는 것 아닐까? 관용은 어디까지여야 하는가? 잘 모르겠다.
2005.12.17.
황우석과 노성일, 두 사람 중 누군가는 분명히 거짓말을 하고 있다. 그래, 이것도 본 적이 있다. 아니 많다. 한국 정치에서. 분명 두 사람 중 하나는 거짓말일 게 뻔한데 둘다 당당하게 말한다. 그리고 나중에 밝혀져도 곧 잊혀지고 다시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다. 신뢰에 기반하지 않은 사회, 거짓말을 처벌하지 않는 사회이기 때문에. 트러스트의 지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한국은 여전히 신뢰가 부족한 사회이고 이로 인해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다. 황우석은 단지 거기에 하나의 예를 더 추가한 것 뿐이다.
이번 사태의 긍정적 효과는 네티즌들이 앞으로 닥칠 문제에 대해서 지금보다는 조금 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이다. 언론의 말만 믿고 우르르 덤볐다가 수 차례 상황이 뒤집어지는 것을 보면서 언론을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여론의 동향을 보면 이제 좀 정신 차려가는 것 같다.
일기장/2004년12월-2005년1월
2005.1.25.
LG 카드 정말 짜증이다. 통보도 안하고 자기들 맘대로 정지시키질 않나, 정지 풀렸다고 해놓고 교통카드가 안되질 않나. 하여간 정말 짜증 만땅이다. 게다가 상담 시간도 짧고 도대체가 고객은 없고 자기들 편의만 생각한다. 낼 한바탕 퍼부어줘야지. 이제 LG 카드 쓰나봐라.
2005.1.6.
내 기고문이 실린 마소 1월호가 도착해서 내 글을 다시 한 번 읽어봤다. 역시 초보자를 대상으로 한 글쓰기는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글 쓰는데 투자한 시간은 합치면 대략 20시간이 넘는데 내용이 꽤 많고 초보 대상으로 하는 글이다보니 정작 내가 다시 읽기는 뻔한 내용들이라 퇴고를 게을리 했는데 차근차근 다시 읽어보니 글이 엉망이다. 꼭 해야되는 설명인데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다 글로 옮기면서 빠뜨린 부분도 많고 중요한 부분인데 편집된 원고가 왔을 때 내가 놓쳤는지 짤려나간 부분도 있었다. 경어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이 아니라 느낌이 많이 다른 것도 문제였다. 나름대로 내가 글쓰기를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실망했다. 정말 잘 알아야 초보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나의 지식이 부족한지도 모른다. 사실 최근 프로그래밍에 관한 나의 자존심은 끝을 모르고 뻗쳐 있었다. 어떤 분야의 프로그래밍에 뛰어들든지 누구보다 잘해낼 수 있을 꺼라고 생각했었고 심지어 책을 써도 국내서의 수준은 훨씬 뛰어넘을 수 있을 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마소 기고를 통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역시 모니터로 글을 읽는 것은 한계가 있다. 한 번 인쇄해서 읽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글 제목이 세련된 웹 프로그래머가 되는 길인데 이토록 조잡하게 써서 좀 쪽팔린다-_- 다음 호엔 정말 세련되게 써보리라.
2004.12.28.
프로그래머가 많이 하는 변명 중 하나는 '자신에게 익숙한 도구가 가장 좋은 도구다.'라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 단지 새로운 것을 익히기 싫어하는 저항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도구들이 있고 각각의 도구들은 단순히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다는 논리로 다루기에는 효율성의 차이가 큰 도구들이 많다. 단지 익숙함을 이유로 더 좋은 도구가 있는데도 쓰지 않는다면 점점 도태될 뿐이다. 이보다 더 나쁜 상황도 있다. 익숙한 도구 뿐 아니라 익숙한 방법에 집착하는 것. 자신이 이제까지 효율적이라고 느끼면서 해왔던 방식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더 나은 방식을 제시해도 수용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방식의 문제점을 찾기에 집착하며 자신의 방식을 바꾸지 않을 방법 찾기에 골몰하거나 NotForUs 신드롬에 빠지는 것. 발전을 포기한 대가는 지금 변화를 위해 지불하는 대가보다 훨씬 클 것이다.
2004.12.27.
토론은 참여자가 토론의 목적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고 서로의 의견에 대해 깊이 이해하려 애쓴다면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유익한 결론을 낼 수 있는 훌륭한 방법이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토론 참가자들은 목적 달성보다 자신이 지지 않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다보면 토론은 길어지고 결론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토론 중에 목적을 상기시켜주는 것은 별 도움이 안 된다. 어차피 목적은 이미 관심사의 저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예전의 나는 이런 식으로 토론이 흘러가더라도 내가 주장하는 의견이 옳고 내가 충분한 끈기를 갖고 있는 한 끝장 토론을 하면 내가 승리할 수 있고 또 그래야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면서 이런 부분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일에서의 토론은 다르다. 우선, 나 자신이 충분한 끈기를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내 의지대로 토론을 길게 끌고갈 수 있는 여건이 안될 뿐더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런 토론 끝에 좋은 결론을 얻는다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소모한 시간이 기업에는 비효율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회의는 많은 사람들의 시간을 한꺼번에 쓰는 것이므로 그만큼 유익한 결론을 얻어내야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옳은 결론을 내더라도 기업에 있어서는 바람직하지 않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최근 몇 번의 회의에서 난 내가 분명히 옳고 끝까지 토론하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물러섰었다. 당시에는 왜인지 나 자신에게 설명할 수 없었다. 웬지 스스로가 나약해지고 비겁해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악역을 자처하길 주저하지 않고 잘못된 것이라고 느끼는 것을 보면 어떤 분란을 일으키더라도 한 마디 하고야 말았던 내가 소모적인 토론에 지쳐가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래서 한참 동안을 자문해보았다. 나의 행동은 옳았는가. 그 때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나의 의사를 관철시켜야 했을까. 우선, 나 스스로가 당시 옳다고 믿는 방향대로 행동하지 못한 것은 분명 비겁한 행동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회사에는 이익일 수도 있었던 것 같다. 회의를 중간에 멈춤으로써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 회의의 결론보다 훨씬 컸다. 물론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아까워해서는 안되지만 상황을 가려가면서 해야하는 것 같다. 토론 상대자가 지지 않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면 커뮤니케이션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그 비용이 결론의 이득을 상회하게 되면 결과적으로 회사에나 나 스스로에게나 손해가 된다.
사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단순한 변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분명 내가 잘못한 부분도 많고 좀더 세련되고 쉽게 설득할 방법이 있었는데도 산만해진 회의 분위기에 휩쓸려버린 것도 있다. 이런 점은 내가 지금 상태에서 한 단계 올라서기 위해 보완해야할 점일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용기가 더 많이 필요하다. 잘못된 것을 보고 참지 않는 용기.
이렇게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은 Nosmok:토론최소주의 덕분이다. 토론이 만능의 해결책이라고 생각해왔던 나의 생각을 많이 바꿔놓았다. 분명 토론은 훌륭한 문제 해결 방법 중 하나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방법을 찾아야하는 경우가 더 많다.
2004.12.23.
역시나 세상은 넓고 바보는 천지에 널려 있다. 지겨워, 너희들따위. -- 슬램덩크
2004.12.19.
마소에 기고할 원고 다 썼다. 휴~
2004.12.16.
마소 기고 때문에 밤마다 늦게까지 글을 쓰려니 힘들다. 주말에 좀 많이 써둘 껄. 주말에 좀 정상적인 생활을 하자.
2004.12.8.
출퇴근 10 - 7제는 강인한 의지가 없으면 생활 리듬을 흐트러뜨리기 쉽다. 더 나쁜 것은 저녁 시간을 박탈함으로써 놀 시간을 빼앗는다는 것이다. 물론 10시 출근의 아침 시간을 활용하여 자신의 발전을 꾀할 수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놀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삶의 즐거움 중 아주 중요한 부분을 잃는 것이다. 10 - 7제는 단지 닷컴 시대의 폐인들을 위한 악습일 뿐이다.
2004.12.7.
마소에서 필자 제의 받았다. 나를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2004.12.3.
쉬운 일은 쉽게, 어려운 일도 그럭저럭 할 만 하게. -- Perl